박수경 작 병어 한상+福 보자기. 무안군오승우미술관 제공 |
1부는 김두석, 김천일, 박정규 등 지역작가를 초대해 서남해안의 독특한 지형과 문화로부터 태동한 한국화와 도예작품을 들여다본다. 2부는 박수경, 손동현, 이진경, 홍인숙 작가를 초대해 문자적 요소와 그림적 요소가 어우러진 현대미술을 함께 보여준다.
김두석 작 시그널. 무안군오승우미술관 제공 |
김천일의 화폭에는 자신이 사는 남도의 아름다운 산천 풍경이 담긴다. 현장을 찾고 산을 오르며 작품의 대상을 세세히 관찰하는 행위를 반복한다. 마침내 본질에 다가서면 한 폭의 진경산수가 펼쳐진다. 산수는 그 옛날의 풍경일 수도 있고, 우리가 지금 사는 말을, 골목 등 현재 시대의 풍경일 수 있다.
박정규 작 달(배뫼의달). 무안군오승우미술관 제공 |
박수경은 동양화의 먹과 한지로 남도의 먹거리와 문자를 결합한다. 박 작가는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 당시 지은 ‘자산어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전라도의 낙지와 생선들로 화면을 구성해 군침을 돌게 한다. 실제 목포에서 활동하며 남도의 생태, 문화, 환경 등 지역의 특색을 관찰해온 작가인 만큼, 작품에서 남도의 음식과 이 지역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리는 듯한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손동현은 잡지의 전성시대라고도 불리는 90년대를 지나오며 다양한 음악, 영화 잡지를 통해 대중문화에 소재를 두며 작품을 발전시켜 왔다. 과거의 동양화에서 자주 쓰였던 ‘자연’이라는 전통 소재의 틀을 벗어나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 인간이 상상하고 만들어낸 인물에 관심을 가진다. 문자를 통해 새로운 인물화를 보여준다. 문자도에 오늘날 대중의 인기를 끌었던 영화, 애니메이션, 음악 분야 속의 인물들을 작품 안으로 끌어들였다. 문자와 그림의 구별이 없이 문자가 곧 그림이 된다. 상형문자로 보이는 것들이 갑옷, 얼굴 등 형태를 만들어내며 신선함을 자아낸다.
이진경은 한국적인 것, 친숙한 것, 자연에서 얻는 소소한 삶의 모습들을 소재로 삼아 그림과 손글씨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장이나 거리에서 종이박스에 적힌 글씨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한 작업에서 멋 부리지 않는, 어쩌면 투박하고 소소한 그녀의 세계가 글씨체에서 드러난다.
홍인숙 작 한글자풍경_녕. 무안군오승우미술관 제공 |
전시는 오전 9시~오후 5시30분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