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장애인체육회 산하클럽 등록, 활동비·장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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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장애인체육회 산하클럽 등록, 활동비·장비 지원
●장애인e스포츠 향후 전망
부모회 “가입… 가뭄의 단비
정식절차까지 최선 다할 것”
  • 입력 : 2024. 01.03(수) 18:40
  • 노병하·정성현 기자
지난달 20일 광주e스포츠교육원에서 열린 ‘제1회 장애인e스포츠 부모회 대회’에 한 선수가 경기를 진행되고 있다. 정성현 기자
지속적인 적자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장애인e스포츠단 ‘무등’이 광주시장애인체육회의 지원을 받게되면서 활동에 탄력을 받게 됐다. 무등은 장애인체육회 산하 클럽으로 등록돼 활동비·장비 등을 제공받을 예정이다. 선수·부모들은 지난 1년여 시간을 돌아보며 ‘광주를 빛내는 한해를 보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 장애인체육회, e스포츠 생활체육팀에 등록

광주시장애인체육회는 1월 중 장애인e스포츠단 부모회와 만나 ‘장애인체육회 산하 클럽 등록 절차’를 밟는다. 1년 간 클럽 활동 심사를 진행한 후 활동비·장비·대회 이동비 등이 지급된다. 광주시장애인체육회에는 40여 개의 클럽이 소속돼 있다.

장애인체육회는 장애인e스포츠를 생활체육팀에 등록해 운영한다. 지원 근거 마련·승인 절차 등을 위해 ‘찾아가는 팀장’을 활용, 장애인e스포츠 훈련 현장을 지속 방문할 예정이다. 오는 5월 열리는 ‘전국장애학생체전’에는 장애인e스포츠 코치 자격증이 있는 광주 남구지부 전문 지도사가 인솔·관리할 계획이다.

박장군 광주장애인체육회 팀장은 “언론 보도 등을 통해서야 비로소 장애인e스포츠단 재정·환경적 어려움을 알게 됐다. 지역 내 장애인e스포츠 관계자들도 목소리를 보탰다”며 “그간 부모들의 헌신에 감동 받았다. 당장 큰 지원은 어렵겠지만 1월 클럽 등록을 시작으로 장애인e스포츠가 안착할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장애인e스포츠선수단이 획득한 메달과 부모들이 딴 코치, 심판 자격증 모습. 정성현 기자
● 국가대표 선발 무등 선수 “벌써부터 설레요”

“장애인체육회에 등록돼 이제부터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뻐요. 광주를 알리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무등 백찬주(16)군은 지난해 4월 선수단 출범부터 지금까지 팀을 지켜온 주전 선수다. 같은 해 7월 전국대회 카트라이더·닌텐도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1월에는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이 주관한 충남 서천 ‘장애인e스포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지역 최초 국가대표가 됐다. 무등서 가장 빛나는 한해를 보낸 백군이지만 그간 불안한 팀 상황에 마냥 웃지 못했다. 선수 생활에 어려움을 느낀 단원들이 하나 둘 떠났기 때문이다. 무등 선수단은 창단 당시 39명(지적·자폐·시각장애인)에서 9개월 새 23명으로 급감했다.

백군은 “같이 대회를 준비하던 사람들이 점점 그만뒀다. 훈련도 힘든데 환경조차 열악해 못버텼다”며 “국가대표가 되어도 환경적으로 크게 달라지는 바 없었다. 그동안 이동 등 대회·행사는 부모님이 챙겨줬다. 이제부터 시에서 도움을 받는다고 하니 어떻게 바뀌게 될 지 기대된다”고 웃었다.

코치·심판 자격증을 따고 직접 선수 훈련을 맡았던 부모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부모회는 지역 내 장애인e스포츠 지도자 등의 부재로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을 통해 ‘e스포츠 감독·심판 자격증’을 획득, 훈련을 지도했다. 이를 활용해 지난달 ‘장애인e스포츠 부모회 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혜영 장애인e스포츠선수단 부모회장은 “타 지역의 경우 e스포츠가 시·구체육회 산하에 소속돼 있어 행사·지원 등이 이뤄진다. 광주는 이런 게 없어 부모들이 나서게 됐다”며 “정말 절실했다. 아이들이 1년이 안되는 시간동안 많은 성과를 냈는데 정작 인프라는 더 낙후돼 갔다. 아이들 꿈이 ‘프로게이머’가 된 만큼 함께 동행하는 마음으로 코치·심판에 도전했다”고 회고했다.

현재 e스포츠 경기장이 있는 전국 3개 지역(광주·대전·부산) 중 ‘e스포츠가 시 체육회 소속으로 가입돼 있지 않은 곳’은 광주가 유일하다. 호남권인 제주마저도 제주특별자치도·제주시·서귀포시 등 각 체육회에 e스포츠가 등록돼 있다.

이 부모회장은 “광주시장애인체육회의 도움 소식에 이제야 한시름 놓게 됐다. 그간 모든 대회·행사 이동·관리에 부모회의 사비가 들어갔다. 다들 지쳐가는 상황에 ‘가뭄의 단비’”라며 “선수들 옆에서 열심히 돕겠다. 정식 지원까지 절차가 남은 만큼,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지역사회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광주e스포츠교육원에서 만난 이정운, 백찬주군이 ‘국가대표 임명장’을 들고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노병하·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