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e스포츠 선수들이 지난해 11월 조선대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전국장애인e스포츠 대회에서 휠체어 레이싱을 펼치고 있다. 대회 기간 동안 선수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FC 온라인, 닌텐도 스위치 스포츠 테니스 경기 등을 참가했다. 나건호 기자 |
3일 광주시와 광주장애인e스포츠연맹 등에 따르면, 무등은 출범 직후부터 ‘광주’ 이름을 걸고 각종 대회서 입상하는 등 성과를 보였다. 출범 3개월 만인 지난 6월 광주시체육회 소속으로 제17회 전국장애학생체전 e스포츠 부문 동메달을, 7월 출전한 천안 흥타령배 전국장애인e스포츠대회에서 금메달과 동메달 각 1개·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11월에는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이 주관한 충남 서천 장애인e스포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무등 선수 2명이 △닌텐도 볼링 △카트라이더:드리프트 종목 대표로 뽑히기도 했다. 8개월 만에 국가대표를 배출한 것.
화려한 성과와 달리 무등 선수단 규모는 갈수록 줄었다. 대부분 무급여인 데다 운영비조차 없는 만성적자에 시달리며 선수들이 잇따라 탈퇴했기 때문이다. 출범 당시 39명(지적·자폐·시각장애인)이던 무등 선수단은 9개월 새 23명으로 급감했다.
그동안 관리를 맡고 있던 광주장애인e스포츠연맹의 지원도 미비했다. 무등은 지난해 훈련·전국대회 참가비용을 연맹과 부모회의 사비로 충당했다. e스포츠 훈련 지도자도 없어 부모들이 감독·심판 자격증을 따 역할을 메꿨다. 선수단에 지원이 절실하지만 연맹이 비영리단체다 보니 광주시의 개입도 사실상 어려웠다.
광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e스포츠를 지원해 주고 싶어도 근거가 없어 못해 안타까웠다”며 “광주시 산하기관에 연맹이 들어와야 하는데 이를 시가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 e스포츠를 체육이 아닌 산업으로 분류해 지원하고 있다.
광주시체육회에 신규 종목이 등록되려면 ‘자치구 3곳 이상 가입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장애인 e스포츠단이 광주 자치구 3곳 이상에서 운영돼야 하는데 선수단 하나 운영도 힘든 연맹으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런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무등의 재정·환경 실태를 확인한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측에서 ‘산하 클럽으로 등록 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광주시장애인체육회는 40여 개 소속 클럽을 운영·지원하고 있다.
광주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연맹 측에서 장애인체육회 쪽으로 무등 활동 근거 등을 제출하지 않아 어려운 상황인지 몰랐다”며 “무등이 장애인체육회 산하 클럽으로 신청해 활동 인증·심사 등을 거치면 지원이 가능하다. 연락을 기다리겠다”고 동행 의지를 밝혔다.
무등 선수단 부모들로 구성된 부모회 관계자들은 “바로 준비하겠다”며 환영의 뜻을 비쳤다.
이혜영 장애인e스포츠선수단 부모회장은 “지역사회 관심과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운영에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이라며 “광주시에 소속된다는 소식에 선수들도 기뻐하고 있다. 장애인체육회와 1월 중 만나 지원절차 및 세부 내용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병하·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