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늘어나는 폐교 활용 방안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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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교육청
전남교육청, 늘어나는 폐교 활용 방안 ‘고심’
폐교 179개 중 76개교 방치
1곳당 500만원 관리비 ‘골치’
주민들 “교육·복지시설 전환”
도교육청 “예산·접근 등 난망”
TF팀 운영…대안 마련 나서”
  • 입력 : 2023. 12.13(수) 17:46
  •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
지난 1997년 폐교된 화순군 화순읍 수만리에 위치한 화순초 수만분교. 김혜인 기자
학령인구가 줄면서 늘어나는 폐교 탓에 전남도교육청의 시름이 짙어지고 있다. 당초 지방자치단체에 매각하며 부지나 건물을 공공시설로 전환하는 등 방안을 꾀했으나 예산이나 주민들의 반발로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9월까지 도내 폐교 839교 가운데 639교를 매각했다. 나머지 중 61교를 수련원이나 관사 등으로 자체활용하고 있으며 41교는 임대 등 방식으로 대부하고 있다.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도암초 만덕분교장은 지난 1996년 강진군에 매각되면서 전남 인재개발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여수시 화정면 낭도리 화양중 낭도분교장 부지와 건물 또한 지난 2016년 낭도리새마을회에 넘기면서 야영장으로 쓰이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 폐교가 교육, 관광시설 등으로 재탄생했지만 이제는 지자체나 지역사회 예산마저도 부족해 교육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폐교 시설관리, 수목정비 등에 연간 1곳당 500만원이 투입되고 있어 예산 효율성 측면에서도 남은 폐교를 서둘러 처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전남도교육청이 지난 9월 기준 보유한 폐교는 179개로 이중 76곳이 미활용된 채 방치되고 있다.

지난 5일 방문한 화순군 화순읍 수만리 화순초 수만분교는 수풀로 뒤덮여 있었다. 형태가 다 사라진 계단, 녹슨 동상 등만이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화순초 수만분교는 지난 1958년 개교해 85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갈수록 학생이 줄면서 지난 1997년 끝내 화순초등학교로 통폐합 됐다.

문을 닫은 지 30년이 지났지만 장기간 방치된 탓에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듣고 있다

이경례 수만리1구 이장은 “과거 수만리 1~5구 주민들이 기부채납 형식으로 학교를 조성했다. 폐교 이후 반환을 요청했지만 기부채납 됐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주민들의 십시일반 만든 학교인만큼 교육청이나 화순군청에 폐교를 공공시설로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며 “종종 외부인이 폐교 부지를 사들여 장사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 마을에는 상업시설이 들어서지 않도록 이장들과 함께 여러차례 민원을 넣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민들 사이에서 반발이 커 지자체가 아닌 민간에 매각하는 일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밖에 미활용 폐교 중 일부는 산간벽지나 도서지역에 있어 매각 문의 자체도 전무할 정도다. 접근성이 낮다는 점, 매각하고 10년 동안 계약 용도(교육·문화·복지시설)로만 쓰여야 하는 제약 등도 폐교를 처리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내년 4월까지 폐교 활용 및 처리방안을 논의할 TF를 구성해 매각이 아닌 다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전남도교육청 재정과 관계자는 “폐교가 급증하고 있지만 주민 요구에 따라 함부로 매각할 수 없어 지자체에 매각하는 방식을 채택 해왔다”며 “하지만 그마저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폐교가 늘면서 지자체 예산 역시 부족한 점 등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폐교 처리방안을 위한 TF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