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가게를 찾은 손님들과의 인연을 가둬 영원히 간직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손님들이 만들어간 색, 그 각각의 다채로운 색을 그때마다 화폭에 담기 시작하면서 제 작업 ‘빛’ 시리즈가 탄생했습니다. 낮에는 페인트 가게에서 색과 함께 일하고, 저녁에 사람들과의 인연을 색으로 가져와 작업합니다.
페인트를 물감으로 사용하면서 다양한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레진’도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요. 레진은 두께감 있게 빨리 굳는 성질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과의 인연을 색과 빛으로 빗대 재빨리 가둔다는 제 작업의 개념과 일맥상통하죠.
최근에 인도네시아에서 최대 미술도시라 불리는 족자카르타에서 광주의 또래 작가들과 함께 단체전시를 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처음 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뜻깊은 경험이었어요. 12월에는 광주 동구 미로센터에서 광주미술상 수상 관련 개인전 ‘빛을 모으는 또다른 방법’을 앞두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제 작업을 더 다듬고 제 컬러를 찾아가는 한 해를 보내길 소원합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