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인·환경칼럼>기후위기 대응 야생동물 인간 공존 환경 조성 온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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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인·환경칼럼>기후위기 대응 야생동물 인간 공존 환경 조성 온힘
신동인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장
  • 입력 : 2023. 08.28(월) 13:44
신동인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은 지난 3월 국제연합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제6차 보고서 기자회견에서 기후 시한폭탄이 똑딱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모든 국가가 단합해 사회경제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많은 연구결과는 이러한 기후위기가 야생동물의 질병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세 가지 측면에서, 기후위기와 인간의 생활양식이 야생동물의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고찰해 볼 수 있다. 먼저, 기후변화는 강우패턴의 변화와 홍수·폭염·한파 등과 같은 결과를 낳고 이것이 서식지 상실 및 먹이문제 등으로 인한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야기해 야생동물의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작은 질병에도 감염이 쉽게 발생할 뿐 아니라, 먹이를 찾기 위한 활동범위가 넓어지면서 인간과의 접촉 기회가 자연스레 늘어나 야생동물 질병의 전파 위험이 커지는 것.

개발도상국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시의 청결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인구밀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과정에서 위생문제가 야기되는 경우 야생동물의 질병이 쉽고 빠르게 전파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는 곧 전염병의 확산 위험이 증대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경제의 세계화로 인한 국제교류의 증가와 국가 간의 교통 발달로 인해 바이러스 및 세균과 같은 병원체의 이동이 삽시간에 전 세계에 퍼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팬데믹)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야생동물 질병 관리의 핵심은 질병이 야생동물에서 가축으로 사람으로 종간장벽(種間障壁, species barriers)을 넘지 않게 관리해야한다.

통합적 시각(원헬스, one health)에서 질병의 원인을 분석, 점검, 진단하고 평가하는 일관된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세계적 흐름과 함께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으로 가축으로의 전파를 막는 것이다.

야생동물 질병에 대한 포괄적인 감시를 위해 모니터링체계를 구축해 조류인플루엔자의 경우 매년 9월부터 5월까지 전국 87개 지점에 대한 감시망을 가동하고 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의 실태조사 결과와 사람의 감염 지역을 상호 비교해 대응의 효율성을 제고해나가고 있다.

국가 간 질병에 대한 협력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국가와의 양자협력을 강화하고 여러 나라와 다자간 협력체계를 구축해나가고자 한다.

오는 10월 제주도에서 개최될 예정인 야생동물 질병에 관한 정책라운드테이블(PRT)에서 각 국가의 원헬스 정책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야생동물 질병에 대한 정책 방향과 기준을 점검할 방침이다.

과학적 기법을 활용한 대응책도 마련해 나간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서는 야생멧돼지의 움직임을 밤에도 빈틈없이 알아내기 위해 열화상카메라와 드론을 결합해 수색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도의 훈련기법을 연마한 탐지견을 육성해 실전에 투입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근원적 차단을 위해 세계 최초의 백신 개발에 도전하고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폐사체의 경우에도 확산예측모델을 만들어 미리 대비할 것이다.

이 예측기법은 조류인플루엔자 관리에도 적용하고 있으며 기계학습 기반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못지않게 생명공학 기술도 체계적으로 도입되고 있는데,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이 대표적이다.

기후위기를 맞아 사람, 가축, 야생동물의 질병에 대한 통합적 원헬스 정책 추진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미래세대 공존을 위해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할 수 있도록 임무 수행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