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자치단체도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무더위 쉼터다. 주로 그늘 밑에 만들어진 정자로 선풍기 등을 달아 시원함을 유지하도록 했다. 그런데 전남일보 취재진이 현장을 방문해 보니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한결같이 불만이었다. 선풍기를 달아놨지만 절도 등을 우려해서 천장에 달아 놓은 탓에 바람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무더위 쉼터는 광주 전역에 2075개소(실내 1667개소·야외 408개소)가 설치돼 있다.
시민들은 ‘설치된 선풍기라도 좀 가까이 내려줬으면…”하고 볼멘 소리를 한다. 대표적인 폭염 저감시설인 쿨링포그도 이상하다. ‘쿨링포그’가 설치된 금남로 일대를 찾아보니 뿌려지는 물안개가 죄다 도로 쪽으로 향해서인지 별 효과가 없다. 쿨링포그는 물 안개 분사 장치로 주변 온도를 최대 10도까지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광주에는 총 24개소(동구 5개소·서구 6개소·남구 4개소·북구 7개소·광산구 2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것도 타 지역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숫자다. 그런데 그나마도 제대로 설치를 못하고 있다.
나아가 광주시는 쿨링포그 설치를 못 미더워 하는 분위기다. 한 일선 구청 공무원이 “폭염 저감 시설 설치를 문의했더니 광주시에서 막았다.”면서 “다른 곳은 설치를 못해서 난리인데”라고 말을 아꼈다. 더위는 앞으로도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이를 막을 방법은 도심 곳곳을 녹화하고 폭염 저감 시설을 설치하는 것 뿐이다. 솔직히 지금 광주는 너무 덥다. 한낮에 광주를 걸어보라. 이러다 큰일날 것 같으니 뭐라도 좀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