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12월 광주 동구 지한초 전교생 388명이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협약을 맺었다. 지한초 학생이 각자 집에서 가져온 투명페트병·종이팩·알루미늄캔을 수집·재활용화 했다. 지한초 제공 |
최근 자원순환 실천사례·아이디어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지한초는 그동안 전교생이 투명페트병·종이팩·알루미늄캔을 수집, 재활용업체에 보내 자원순환에 동참해 왔다.
지한초교 외 12건의 자원순환 실천사례·아이디어가 발굴돼 환경보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환경관련 업무 종사자들은 자원순환 실천사례·아이디어에 행·재정적 지원과 기업들 역시 자원순환 방안에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회용품 재활용 우리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이해하고 따라 할 수 있도록 교과단원과 최대한 연계해 투명페트병·종이팩·알루미늄캔을 모았습니다. 교과단원과 연계해 아이들이 자원 재활용 실천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광주 남구가 주최한 자원순환 실천사례·아이디어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재성 광주 동구 지한초등학교 교사의 포부다.
지난 6일 찾은 지한초. 겨울방학식을 하느라 왁자직껄 한 가운데 복도 한켠에 비닐마대자루가 눈에 띈다. 다가가 살펴보니 투명페트병·종이팩·알루미늄캔 등이 담겨 있다.
지한초는 지난해 7월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투명페트병 재활용 100% 쓰레기Zero’ 협약을 맺었다. 협약을 통해 지한초 전교생 388명이 7~12월 집에서 투명페트병·종이팩·알루미늄캔을 가져와 종류별로 2차 작업을 벌인 뒤 희망자원으로 보냈다.
희망자원으로 보내진 투명페트병·종이팩·알루미늄캔들은 압축처리 돼 롯데케미칼로 발송됐다. 롯데케미칼에서는 압축처리된 투명페트병·종이팩·알루미늄캔을 조각형태로 분쇄해 의류(장섬유·단섬유), 자동차 부품 등 재활용하고 있다.
정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투명페트병·종이팩·알루미늄캔을 수집해 재활용화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유년기 때부터 자원순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정 교사는 “평소 미술교과 연계로 종이박스·병뚜껑 등을 재활용한 미술창작활동, 국어교과 연계 독서환경이론 교육, 음악교과 연계 환경보호실천노래 창작 수업 등을 진행해 왔다”며 “교과단원과 연계한 이론형 수업보다 실습·체험위주 캠페인을 찾던 중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제안을 받았다. 학생들이 수거한 투명페트병·종이팩·알루미늄캔이 재활용까지 과정을 체감케 해 자원순환 과정의 이해를 도왔다”고 밝혔다.
지한초는 이번 수상에 안주하지 않고 환경을 주제로 한 이론·활동수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양숙자 지한초등학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합심해 투명페트병·종이팩·알루미늄캔을 지속 수집, 자원순환화 시킬 방침”이라며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환경을 주제로 한 교과연계수업·체험 등이 이뤄지도록 교사연구회를 구축해 교육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 경진대회 선정 사례 실용화 속도
광주 남구가 주최한 자원순환 실천사례·아이디어경진대회에는 지한초외 총 11개 개인·단체가 선정됐다.
선정된 실천사례는 △우수상·봉선남양휴튼1차(스티로품 자동 파쇄기)·용산초교(기후환경생태교실 운영) △장려상·효천LH천년나무7단지(자원순환빗물저금통)·양림펭귄마을협동조합(제로웨이스트 날 운영)·선광학교(우유팩 재활용) 등이다.
아이디어는 △최우수상·윤소희씨(폐 카트리지 자원순환) △우수상·권유나씨(현수막 LED전광판 재활용)·박지애씨(담배꽁초 수거 보상제) △장려상·이채원씨(재활용용기 재사용 포인트제)·전향희씨(장바구니사용 포인트제)·박화평씨(종이없는 스마트회의) 등이다.
광주 남구가 자원순환 실천사례·아이디어경진대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원순환 실천·확산에 힘쓰는 시민들을 발굴, 우수사례들을 수집·확산시키기 위해 열었다.
임국현 광주 남구 경제문화환경국 자원순환과 계장은 “일회용품사용 줄이기, 자원순환 실천 확산을 위한 개인·단체 등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자원순환을 실천하는 사례를 모아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열었다”며 “시민단체 등 관련전문가 7명의 1차 심사를 거쳐 행정안전부 온 국민소통 온라인 2차 심사 결과를 토대로 12건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경진대회를 통해 선정된 실천·아이디어 사례는 타당성 검토를 마친 뒤 구정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다.
정병만 자원순환과장은 “경제성과 실효·적용가능성 등 실생활 적용 여부 등을 검토해 도입 가능한 사례부터 사업화할 예정”이라며 “많은 예산이 필요하거나 민간영역에도 적용이 가능한 사례의 경우는 중장기 사업으로 분류해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 동구 지한초등학교 학생들이 각자 집에서 발생한 투명페트병·종이팩·알루미늄캔을 학교로 가져와 종류별로 2차 작업을 벌인 뒤 희망자원으로 보내 재활용화 시켰다. 지한초 제공 |
환경전문가들은 발굴된 자원순환 사례들이 지속되도록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촉구했다.
허승희 녹색소비자연대소장은 “경진대회를 통해 발굴된 실천·아이디어 사례가 지속운영되고 미흡한 부분들이 수정·보완되도록 지자체의 행재정적 지원 뒷받침이 제일 먼저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지자체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자원순환을 위한 방안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 구조를 의미하는 ESG가 대두되고 있다. 미래세대에게 지속가능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생산·가공하는 기업들도 자원순환에 관심을 갖고 실천할 수 있는 사례들을 공모해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해 바야 할 때”라고 밝혔다.
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