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의 진달래. 박하선 |
남쪽으로 광양만과 한려수도가 내려다보이고
북쪽으론 지리산의 주능선이 펼쳐져 보이는 명산이다
도선국사의 부도 탑이 있는 옥룡사지로 가는 소풍길이 좋고
이른 봄철에 나오는 고로쇠 수액 채취가 처음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백운봉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여럿 있겠지만
주봉과 따리봉 사이에 있는 아구사리 동산 한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우리의 근·현대사를 얼룩지게 한 흔적들을 찾아보기 위함이다
여순사건의 주동자들이 처음 숨어든 곳이며
전남 빨치산의 최후 보루였던 곳이 바로 이 산이지 않던가.
정상을 지척에 두고 있는 신선대 코앞의 능선에 올라 산행을 멈췄다
사실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곳이지만 아무 사연도 없는 곳은 아니다
전남 빨치산 김선우 사령관이 묻힌 곳이다
당시 토벌군 대장이 최후를 맞이한 적장을 예우하는 차원과
다시는 이 같은 민족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녹아내려 있는 것이다
비록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 또한 민족을 사랑했기에 선택한 운명이었다
그들을 추종하거나 미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지 역사를 기록하면서 애잔한 마음 금할 길 없어
그를 기억하고 있을 주변의 진달래꽃으로
위로의 마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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