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반도체 강국 이끈 열쇠 '레이저'…이젠 전남이 선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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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반도체 강국 이끈 열쇠 '레이저'…이젠 전남이 선점한다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유치||도, 9000억대 정부안 반영 추진||지스트 등과 공동 타당성 조사도||연구시설 유치 위한 전방위 활동||
  • 입력 : 2022. 01.02(일) 18:01
  • 김진영 기자

전남도가 구상하는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은 레이저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곧바로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산‧학‧연 연계 시설이다. 전남도 제공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은 기초 과학 분야 국가 단위 연구 플랫폼으로 반도체, 의료, 군사, 우주‧항공, 정밀제조 산업 등 호남권 핵심산업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 제공

세계 각국이 보유중인 레이저 연구시설 현황. 전남도 제공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통해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초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기술력엔 극자외선 레이저(EUV)가 이용됐다. 회로를 그릴 때 빛의 파장이 짧으면 짧을수록 더 가는 회로를 만들 수 있다. EUV공정을 도입하면 생산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레이저'는 반도체 뿐아니라 생체현미경, 천체물리학 연구를 비롯해 최근엔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구조를 규명하는 연구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최첨단 레이저 연구시설은 불확실한 미래에 '경제 성장'을 가져다 줄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전남도가 2022년 새해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유치를 목표로 삼은 이유다.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은 기초 과학 분야 국가 단위 연구 플랫폼으로 사업비만 9000억원에 이른다.

핵심 부품 중 90% 이상 수입하고 있는 레이저 장비의 국산화를 목표로 한다. 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를 세계적 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문 인력 양성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부터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전방위 유치활동에 나선다. 레이저 관련 학회와 연계한 학술 세미나 개최는 물론, 타당성 용역 조사, 국가 중장기 계획 반영 등도 서두르고 있다.

● 국가 경쟁력 높이는 '성장동력'

국내 레이저 산업 경쟁력은 '낙제점' 수준이다. 관련 기업은 1160여개에 이르지만, 중소기업이 다수로 조립‧가공에 치중돼 있다. 기술 성숙도가 높은 부품‧광원‧모듈의 경우 90% 이상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고출력 레이저 기술은 군사기술에 활용될 수 있는 전략 품목으로 여겨져 이마저도 수입이 자유롭지 않다.

국내 레이저 시장은 2016년 2조 5000억원에서 2021년 5조원으로 매년 15%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시장 역시 지난해 말 기준 13조 8000억원이었던 것이 오는 2025년 20조 8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이 레이저 산업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미국의 경우 이미 4조5000억원 규모 레이저 연구시설인 'NIF'를 구축했다. 프랑스 역시 1조7000억원 규모 연구시설인 'LMJ'를 갖추고 있다.

러시아도 레이저 연구시설인 'XCELS', 유럽연합은 연구시설 'ELI'를 구축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저를 만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의 경우 GIST(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가 있지만, 세계 각국이 고출력 연구시설 구축에 나서는데다 지스트가 보유중인 제어기술의 경우 더이상 확장성이 없는 '증폭 매질' 방식을 사용, 차세대 기술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 산‧학‧연 연계로 국가산업 주도

전남도가 구상하는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은 레이저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곧바로 산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산‧학‧연 연계 시설이다.

도에 따르면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일원에 초고출력‧고에너지 레이저 연구시설이 구축된다. 초강력‧고에너지 레이저 발생실, 입자가속실, 레이저 개발 연구실, 플라즈마 물리 실험실, 가속기 응용 연구실 등이다.

이들 시설의 목표는 국내 산업계 기술 지원이다. 고품질 광학 부품 국산화, 국산 레이저 장비 상용화 등을 통해 레이저 원천 기술 개발 및 핵심부품 국산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한국에너지공대는 레이저에너지 학부를 신설,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또 교육과정에 레이저 연구시설과 산업계가 연계된 형태의 학부를 운영한다.

레이저 연구시설이 유치되면 기초과학 기술확보는 물론 열악한 호남권 산업기반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고출력‧고에너지 레이저'는 반도체, 의료, 군사, 우주‧항공, 정밀제조 산업 등 호남권 핵심산업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이렇게만 된다면 호남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매김이 가능하며, 더 나아가 지역경제 뿐아니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는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유치를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선다. 지난달 8일에는 '초강력레이저 연구시설 추진위원회'를 출범, 레이저 관련 학회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는 과학기술 기본계획, 기초연구진흥종합계획 등 국가 과학기술 분야 중장기 계획에 레이저 연구시설 구상을 담는 데 주력한다.

한국에너지공대, 지스트 등과 함께 올해로 예정된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타당성 용역 조사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한편 레이저 관련 학술단체와 세미나, 포럼 개최도 준비하는 등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유치 당위성 확보를 위한 전방위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