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자원도 족보(族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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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쓰레기 자원도 족보(族譜)가 있다?
  • 입력 : 2015. 09.03(목) 00:00

요즘 유튜브에서 '쓰레기도 족보가 있다'라는 자원순환 홍보 동영상이 한참 인기이다. 이는 환경부에서 칸 광고제 등 세계 4대 광고제에 선보일 야심작이기도 하다. '캔', '플라스틱', '종이팩','비닐'을 각각 소재로 한 1분짜리 4편의 시리즈로 구성돼 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했다. 일단 한 번 시청해 주시기를 감히 권하고 싶다.

이 동영상은 위기에 처한 자식(제품)을 구하는 아버지(쓰레기)의 부정(父情)으로 재활용의 의미를 재치 있게 표현하였다. 일례로 버려진 알루미늄 캔이 동네 개의 오줌세례 위기에 처한 차 바퀴를 보고 몸을 던져 오줌을 모두 받아낸다. 그리고 말없이 가려는데 바퀴가 'Who are you?'라고 묻자 'I'm your father.'라고 캔이 답한다. 쓰레기도 족보가 있음을 코믹하게 강조하면서 상황은 종료된다.

오는 9월 6일은 환경부에서 정한 '자원순환의 날' 이다. 아마 국제기구나 법으로 정한 기념일이 아니라서 달력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아 생소할 것이다. 그러나 자원순환 사회의 실현은 환경부가 주도적으로 이행해야 할 국정과제중 하나이기 때문에 '자원순환의 날'의 의미는 박근혜 정부에서 그 의미가 크다.

폐기물의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수단은 그 동안 많이 발전되어 왔지만 우리나라 사회가 아직도 대량생산ㆍ대량소비ㆍ대량폐기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요즘 우리나라의 가구실태를 살펴보자. 과거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그리고 이제는 1인 가구로 생활 구조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개인 취향도 다양화되고 소비 구조도 소규모화, 다변화되면서 양적으로도 줄어들고 있지 않고 있다. 자원순환 사회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각자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임은 분명하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순환자원의 부가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여념이 없다. 특히 순환자원인정제, 폐기물처분부담금제 등을 주요골자로 한 '자원순환사회 전환 촉진법'제정이 가장 큰 걸음중 하나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재활용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1.7조원의 경제효과와 1만개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우리청에서도 자원순환의 날을 맞이해 9월 2일 (사)소비자교육중앙회 전남지부 회원과 함께 환경 캠페인을 펼쳤다. 광주ㆍ전남의 대형마트에서 이용자에게 폐현수막으로 만든 장바구니를 제공하고 재활용이 필요한 품목의 인식조사도 함께 실시하였다. 이처럼 자원순환 정책의 방향타 역할을 할 여론을 담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여겨지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자원순환의 날'은 의미가 크다. 2009년 환경부 자원정책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자원순환의 날'지정 추진을 담당하였기 때문이다. 아마 9월6일이'Who are you?'라고 묻는다면 'I'm your father.'라고 답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왜 하필 9월 6일이냐고 묻는다면 '9'나'6'을 뒤집으면 숫자가 같아 순환의 의미를 담고 있어 그랬다고 대답해 줄 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 라는 김춘수의 시 '꽃'처럼 쓰다 버려진 쓰레기라도 순환자원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불러 준다면 예쁘기만 한 꽃이 될 것이다.

이희철 영산강유역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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