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사회적경제에 왜 주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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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전남도 사회적경제에 왜 주목하는가
  • 입력 : 2014. 10.31(금) 00:00

공동체의 보편적 이익을 추구하는 명확한 사회적 목적을 가지고 자본의 힘에 좌우되지 않으면서 구성원들이 민주적 방식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운영하는 경제조직들을 일컬어 사회적경제기업이라 한다. 빵을 만들기 위한 고용이 아니라 고용을 위해 빵을 만드는 셈이다. 현재 전남 도내에서도 사회적기업 120곳, 마을기업 162곳, 협동조합 203곳, 자활기업 104곳 등 589개소의 사회적경제기업에서 50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출구가 잘 보이지 않는 사회경제적 시대상황이 이러한 분야를 주목하게 하고 있다.

서구에서는 1929년 미국의 대공황, 1970년 오일쇼크 등의 사회경제적 충격을 거치면서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우리나라도 1997년 외환위기, 2000년대 양극화 심화 등의 위기를 거치면서 사회적경제를 주목하게 됐다.

전남은 재정자립도 20% 이하로 수도권 지자체 평균 4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지역이다. 기초수급자 비율 또한 인구 대비 4.2%(8만명)로 전국 평균 2.6%의 두배에 가깝고, 등록장애인도 전국 평균 4.9% 보다 높은 7.6%(14만6000명)에 이르고 있어 낮은 재정자립도와 대비되는 높은 복지수요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지역일자리 공시를 통해 민선 6기 동안 1000개의 사회적경제기업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1만개의 일자리를 유형별로 보면 청년일자리 500개,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500개, 베이비부머 1000명, 취약계층 일자리 8000명이다.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기초수급자,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의 비율이 타 지역에 비해 매우 높은 전남에서 사회적기업 등을 통해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수요와 필요성은 있으나 시장성이 낮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7월말 현재 도내 사회적기업은 109개소로 1273명이 일하고 있다. 이는 도내 경제활동인구(2011년12월말 기준) 중 취업자 88만6000명의 0.14%에 불과하다. 마을기업과 협동조합, 자활기업의 취업자를 합쳐 5000명이라 하더라도 0.56%에 불과하다.

반면 유럽의 사회적경제는 전체 GDP의 10%, 고용인구의 6.5% 수준이다. 스웨덴은 전체 근로자의 11%, 프랑스는 9%를 사회적경제가 고용하고 있다. 사회적경제의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사회적경제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와 소득 창출이 취약계층 고용률 달성을 위한 단순한 공공형 일자리창출에서 그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공공부문의 영역에서 사회적 경제분야를 취로사업이나 취약층 지원사업 정도로 인식해서는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가 나올 수가 없다. 인식 개선과 좋은 일자리 창출의지가 필요하다.

아울러 기업을 만드는 양적 육성에 치중하다 기업들이 대한 지원이 종료되면 동시에 기업도 생존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의 생존율 제고를 위한 컨설팅과 지원도 함께 필요하다. 이를 위한 사회적경제기업의 생산품에 대한 공공구매 확대도 중요한 방편이다. 제도상 권고 수준을 억지로 맞추는 구매나 사회적경제 생산품 구매를 시혜나 변종복지 정도로 보거나 사진찍고 기념하는 MOU수준을 넘어 공공부문에서도 실질적인 판로 확대가 이뤄지도록 공공구매 설명회 등을 비롯한 구체적인 행정적 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사회적경제는 국가의 재정부족과 시장의 서비스 부재를 일정 정도 메꿔 취약계층의 삶의 질 개선과 양극화 완화에 기여하는 영역이다.전남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수요와 공급조건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 사회적경제는 보편적복지의 근본적 대안이라기 보다 무한경쟁, 물질만능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완충재다. 우리사회가 나아가야 할 보편적복지의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재, 완충재로서 기능을 수행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공부문의 적극적인 유도와 지원, 그리고 민간부문의 건전한 노력이 함께 어우러지기를 기대한다.

강성휘 전남도의회 기획사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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