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5일 시 출연기관인 광주테크노파크의 부실한 자료 제출을 이유로 행정사무감사를 중단했다. 질의 과정에서 광주테크노파크가 전년도에 제출한 자료와 올해 자료가 불일치하거나 오기한 내용이 다수 확인됐기 때문이다.
광주테크노파크는 산학연 공동연구개발·기술혁신 인프라 구축 등 지역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지난 1999년 개원됐다. 정부·광주시·기관 등에서 출연금을 받아 운영된다.
강수훈 의원은 광주테크노파크가 제출한 임원 급여와 구축장비 활용률을 문제삼았다.
강 의원은 “2023년 직급별 급여 내역의 경우 작년 보고에서는 임원·단장·본부장 합산액이 2억550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2023년 기준 5600만원만 지급했다고 축소 보고됐다”며 “6급 공무원 급여 수치는 14억원에서 21억원, 7급은 8억6000만원에서 13억원으로 크게 달라져 있다. 도저히 감사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자료 수준이 떨어진다”고 질타했다.
광주테크노파크 측은 “임원·단장·본부장 급여 3억4000만원이 잘못 기입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의원들은 2억8400만원의 차이가 난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소벤처기업 매출·폐업 현황도 서로 달랐다. 2022년 기준 매출을 6651억원으로 제출했으나 추후 3909억원으로 바꿔 보고했다. 장비 활용 관련 자료와 공사 입찰·계약 목록에도 수치 오기가 있었다. 또 152개 보육업체고용인원 2317명이 15.1명으로, 매출액 6651억원이 4337억으로 잘못 표기된 점도 추가 확인됐다.
자료의 부실함에 대해 의원들이 추궁하자 광주테크노파크 측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답했다.
산업건설위는 더 이상 속행은 무의미하다고 판단, 추후 보완된 자료를 토대로 감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연기된 감사는 이달 중순 전 마무리될 예정이다.
광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지난 4일 열린 가운데, 광주관광공사가 시의회에 제출한 사진이 지난 2016년 다른 곳에 쓰여진 자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채은지 의원 제공 |
채은지 의원은 광주관광공사가 운영 중인 수요응답형(DRT) 광주투어버스와 시티투어버스에 대한 자료 제출에서 “운전자 유니폼과 버스 차량운행일지가 허위로 작성됐다”고 밝혔다.
실제 관광공사가 낸 2024년 유니폼 사진은 해당 운수업체에서 지난 2016년 다른 목적을 위해 촬영한 것을 부분 편집해 제출한 자료였다. 운영일지 또한 같은 차량에 다른 운전자가 등록돼 있거나 주유량이 기입되지 않는 등 미비점이 드러났다.
또 서임석 의원이 요청한 자료의 표 단위가 원 단위·천 단위·백만원 단위 등 통일성이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진강 광주관광공사 사장은 “오기된 자료를 확인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한다. 의원들의 지적에 모두 공감하고 서둘러 진위를 파악하겠다”고 사과했다.
광주도시공사에 대한 감사에서도 법률고문 대리인 명단과 각종 위원 수가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양일 간 이어진 허위·부실 자료 제출을 두고 의원들은 ‘의회의 역할을 마비시키는 행위’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채 의원은 “이런 오류들은 ‘기관들이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의도적으로 편집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전에 확인·점검 절차조차 거치지 않고 제출한 것 아닌가”라며 “의원들은 자료를 가지고 감사를 해야 하는데, (기관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강수훈 의원은 “‘단순 오기였다’고 밝혔지만 자료를 임의 조작한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행정 신뢰도를 현저히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민선 8기 행정이 얼마나 느슨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민낯’을 보여준 사례다.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방대한 내용들이 허위작성됐다. 엄중히 봐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