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조작 혐의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수원FC)가 11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시스 |
11일 손준호는 수원시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공안에 체포될 당시 당황스러웠다. 가족들 앞에서 체포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고,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곳이 구치소였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아내가 외교부를 통해 체포돼 초양 구치소로 같이 잡혀 와야 한다고 겁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공안이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면 10일에서 15일 뒤에 나갈 수 있고 보석도 가능하다고 회유했다”며 “혐의가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가족들이 고용한 변호사가 접견을 와 “왜 잘못도 없는데 혐의를 인정했느냐. 진술을 번복하라”는 조언을 듣고 나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손준호는 “진술을 번복하자 중국은 강도 높은 조사를 다시 진행했고, 무혐의를 주장하자 터무니없는 증거를 가지고 와 압박했다”며 “수개월 동안 단 몇 번의 조사밖에 받지 않았다. 수사 과정 영상과 음성 파일을 변호사에게 보여달라고 신청했지만 공안은 음성 파일이 없다는 답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약 10개월이 넘게 좁은 방에서 20명이 넘는 사람들과 지냈고 혼자 한국인으로서 생활을 했다. 심신이 모두 지쳐 하루라도 빨리 탈출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며 “마지막으로 판사와 고위 간부는 나가서 이 이야기를 발설하면 절대로 안 된다고 했고 형식적인 재판을 받은 후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손준호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10일 중국체육총국, 공안부와 기자회견을 열고 손준호를 포함해 산둥 타이산과 선양 훙윈, 장쑤 쑤닝, 상하이 선화 등에서 뛰었던 선수 44명에게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