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지연’… 속 타는 전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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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지연’… 속 타는 전남도
농협중앙회 등 50곳 유치 목표
尹정부 국정과제 불구 ‘제자리’
道, 지원센터·단계별 전략 수립
이달 공공기관 민간유치위 출범
  • 입력 : 2024. 08.25(일) 18:19
  •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전경. 전남도 제공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핵심 사업인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공공기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전남도 역시 정부의 이전 사업 지연으로 대응 전략에 혼선을 빚고 있지만, 올해를 ‘지역소멸 위기 극복 원년’으로 삼은 만큼 단계별 전략을 수립하고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등 기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주시도 지역 공동 현안과 관련된 사항은 전남도와 긴밀히 공조하는 한편 지역산업의 시너지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 산업 등 관련 공공기관 유치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25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상반기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기본계획을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22대 총선 이후로 미뤘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지 4개월 넘게 지났지만 정부 계획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달라진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대해 “공공기관이 각 지역으로 이전하게 되면 도움은 된다”면서도 “그러나 각 지역에서 기대하는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4월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120대 국정과제에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포함하고, 같은 해 12월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이 360개 공공기관에 한해 빠르면 2023년 하반기에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달라진 태도다.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1차 이전 성과 평가’ 용역이 마무리되는 오는 11월 이후에나 2차 공공기관 이전 관련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전남도는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선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인구 유입이 절실하다고 판단, 기관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전남도는 공공기관 1차 이전이 완료된 지난 2018년부터 민·관 전담조직을 운영하는 등 일찍이 2차 이전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특히 전남을 농수산 융복합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한 초석으로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 수협중앙회, 수협은행,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50여개 공공기관 유치를 목표로 정하고 국회에 농·수협법 개정을 지속 건의했으며, 현재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나주화순)이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전남연구원에 ‘수도권공공기관유치지원센터’를 신설하고,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전략 수립에도 나섰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가 지난달 26일 국토교통부가 전국 혁신도시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3 지역발전 추진실적과 2024년 추진계획 분석’ 결과, 1위를 차지하면서 전남지역 2차 공공기관 이전 당위성도 높아졌다.

전남도는 이달 중 유치 목표기관의 전·현직 임직원,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기관 민간 유치위원회’를 출범시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공공기관 이전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더불어 민간단체 릴레이 결의, 언론 기고 등 전방위적 홍보, 광주시와 공동정책토론회 개최 및 공동 유치 성명서 발표, 대정부 건의,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도·시민의 공감대 확산 등 본격적인 공공기관 유치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광주시도 파급력 높은 기관을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전남도와 힘을 모으고, 1차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산업과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전인재개발원, 한국공항공사 등 지역 산업 연관기관 유치에 집중할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의 사업 추진이 미진해 어느 기준에 맞춰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준비해야 할 지 아직 잘 판단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지도 미지수인만큼 상시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자는 것이 전남도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광주와 함께 내부 실무회의를 통해 함께 유치 활동을 진행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전남연구원 ‘수도권공공기관유치지원센터’ 보강을 위해 현재 인력을 추가 확보 중”이라며 “지난달 열린 ‘공공기관 유치 추진단’ 실무회의 등을 통해 협력체계 구축 방안 및 이전 공공기관 정보 교환 방식을 논의한 만큼 단계별 전략을 수립해 속도감 있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