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빈 무용수. |
대학 전공생 무용수 등이 모인 ‘문서빈무용단’이 지난 9일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진행된 제33회 광주무용제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수상작은 창작 무용극 ‘시월, 베르니케’로 강렬한 단체군무를 통해 인간의 고독을 담아낸 수작이라는 평이다.
‘문서빈무용단’의 단장 문서빈(26) 씨는 “함께 무대에 선 단원들과 연습에 많은 도움을 준 여러 관계자들께 감사하다”며 “그동안 쌓아왔던 경험만큼 좋은 성과가 이어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상 수상작 ‘시월, 베르니케’는 1장 ‘균열’, 2장 ‘간극’, 3장 ‘시월을 마주하다’ 3개의 큰 주제로 구성돼 있다. 베르니케는 언어정보의 해석을 담당하는 뇌의 한 부분이다. 이 부분이 손상되면서 생기는 균열과 간극을 10월의 계절이 주는 쓸쓸한 분위기와 연관 지어 몸짓으로 표현한 것이다. 같은 작품으로 문서빈무용단의 이찬솔 무용수가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공연의 서막은 마치 세포와 혈관이 조각조각 나뉘고 해체되는 것처럼 소중했던 꿈과 치열했던 시간, 열정들이 흩어지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인지와 사고가 어려워지고 말을 잃는 등 손상된 베르니케 영역처럼 바스러지는 균열의 몸짓을 느껴볼 수 있다.
이어 가장 찬란했던 순간과 우두커니 멈춰버린 지금의 간극을 떠올려보는 무대가 펼쳐지며, 더는 쓸쓸하거나 흐릿하지 않게 나만의 시월을 마주하며 공연은 마무리된다.
문 단장은 “단원 13명이 모여 14분 분량의 공연을 완성했다. 광주무용제 출전을 위해 선후배들을 모아 팀을 꾸렸다. 4~5개원 동안 작품을 만들고 조선대 한국무용홀에서 연습을 이어갔다”며 “이번 무대를 계기로 여러 지원사업에 도전하고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서빈무용단은 광주무용제의 본선 무대 격인 제33회 전국무용제에 광주 대표로 출전한다. 전국무용제는 오는 9월 2일부터 11일까지 제주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