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기아, 노조 파업에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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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대 실적’ 기아, 노조 파업에 발목 잡히나
8월 25만여대 판매 전년비 5.2% ↑
광주생산 ‘스포티지’ 4만여대 최다
‘정년 연장’ 등 쟁점 노사교섭 결렬
노조, 쟁의조정 신청 8일 찬반투표
  • 입력 : 2023. 09.03(일) 17:29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기아가 올 들어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파업 움직임이 일고 있어 지역경제의 우려가 크다.

3일 기아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25만5481대를 판매, 도매 판매 기준으로 국내는 4만222대, 해외는 21만2882대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2.4%, 5.8% 증가한 수치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차종별 실적은 지난달에도 역시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생산하고 있는 스포티지가 4만1376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 그 뒤로는 셀토스가 3만1647대, 쏘렌토가 2만1498대로 추격을 이어갔다.

지난달에는 특히 미국 판매와 친환경차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는데, 미국판매법인(KA)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량은 7만2147대로 지난해 동월(6만6089대)보다 9% 늘었다. 이로써 기아는 13개월 연속 월별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경신했으며 전기차 모델도 지난해 동월보다 100% 증가해 2배 실적을 냈다.

이처럼 기아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과 생산 및 판매 최적화 등을 중심으로 판매 최대화를 이뤄나가고 있지만, 최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난항을 겪으며 하반기 실적가도에는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지난달 31일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열린 9차 본교섭을 마친 후 협상 결렬을 선언,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앞서 두 달에 걸쳐 진행된 교섭에서 사측이 일괄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는 주장이지만, 사측은 쟁점 사항에 대한 견해차가 아직 상당하기 때문에 추가 교섭을 통해 노사 간 의견을 좁혀가는 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과 영업이익 30% 성과금, 정년 만 64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59세 임금 동결과 60세 임금피크제 폐지 등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정년 연장인데, 경영계의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 기업이 이를 시행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에 기아 노조는 4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오는 8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는 계획인데, 조합원 투표에서 찬성이 전체 조합원 3분의 2를 넘으면 기아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얻는다.

업계에서는 추석 전 협상이 타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파업 돌입 시 하반기 생산 차질 및 실적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악화일로인 경제 상황에서 기아차는 지역 수출의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이다. 반면 노조에는 좋은 실적을 정년 연장과 임금 인상의 적기로 이용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며 “특히 올해는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전년인 64세로 늘려 소득공백을 없애겠다는 것인데, 이는 일부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을 연장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