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도장과정 탄소 줄인 ‘저온 경화’ 기술 개발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기업
현대차, 도장과정 탄소 줄인 ‘저온 경화’ 기술 개발
140℃ 경화서 90℃로 줄여
도장라인 에너지 40% 절감
  • 입력 : 2023. 08.30(수) 14:46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도장 공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도장 기술을 공개했다. 사진은 도장라인을 통과하고 있는 G80 차체. 고온 경도(왼쪽)와 저온 경도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30일 자동차 제조 공정 중 가장 많은 에너지 사용하는 도장라인의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도장 기술을 공개했다.

자동차 도장 공정은 크게 전처리, 하도도장, 중도도장, 상도도장 등 네 단계를 거쳐 완성되는데, 해당 과정에서 고온 처리를 통해 입혀진 도료를 단단하게 굳히는 공정을 ‘경화 공정’이라고 한다.

현대차는 기존 140℃에서 20분 동안 이뤄지던 상도 경화 공정을 90℃에서 20분 동안 진행하면서도 동일한 도장 품질을 유지하는 도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도료에는 약 140℃ 이상에서만 경화되는 멜라민이 함유돼 있지만, 현대차가 새로 개발한 도료에는 멜라민 대신 90℃ 이상에서 경화되는 이소시아네이트 성분을 적용했다.

온도를 과도하게 높이는 과정이 줄어들어 생산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모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음은 물론, 탄소배출 저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도장 공정은 자동차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많은 에너지(약 43%)를 사용하고 그에 따른 탄소 배출도 가장 많은 공정으로 꼽힌다. 이번 도료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탄소 배출과 가스 사용량을 각각 40%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기존 고온 경화 공정은 차체와 재질이 다른 플라스틱 범퍼나 휀더 등의 적용이 어려워 그동안 협력사에서 도장된 채로 받아 조립했지만, 저온 경화 공정을 적용하면 복합재로 이뤄진 부품도 한 번에 도장 및 경화가 가능해 품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울산 5공장에 해당 기술을 시범 적용, 제네시스 G80 차량을 시험 생산했으며 지속적으로 운행 및 모니터링으로 기술의 본격적인 적용 가능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한 저온 경화 기술은 현대차가 단순히 차량을 판매한다는 개념을 넘어 차량의 생산 단계에서부터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를 고려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도장 공정에서 에너지 소모를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기술 개발을 통해 현대차의 2045년 탄소중립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