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캐치프레이즈, 운동원 100명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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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잘 만든 캐치프레이즈, 운동원 100명보다 낫다"
총선 후보들 “표심 잡아라” 수정·보완에 공들여 ||광주정신·이력 강조·2행시… 친근감으로 ‘어필’
  • 입력 : 2019. 12.23(월) 19:22
  • 곽지혜 기자

정준호 광주 북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지난 22일 광부 북구 말바우 시장에서 시민들에게 명함을 전달하고 있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각 후보들의 개성을 담은 '캐치프레이즈 문구'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제18대 대통령 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사용한 슬로건인 '사람이 먼저다' 등은 선거에 큰 도움을 줬을뿐만 아니라 여전히 많은 국민들의 기억속에 남아 있다.

캐치프레이즈가 제한적인 선거운동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 수단으로 활용되는 만큼 예비후보 캠프에서도 오랜 시간 고민을 거치고, 수십차례 수정·보완을 통해 문구를 작성한다.

광주·전남지역 예비후보들은 지역현안에 집중하거나, 자신의 이력·강점을 내세우고, 자신의 이름을 이용한 이행시 등으로 친근함을 어필하고 있다.

● '광주 정신' 집중 부각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광주 북구을 예비후보는 '늘 서민 곁에 있겠습니다', '국민이 이깁니다! 광주가 옳습니다! 이형석이 함께 하겠습니다'는 슬로건으로 "현실정치가 많은 비난을 받고 있지만 박수로 바뀌는 새로운 정치를 반드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예비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5·18 진상규명 등 관련 문제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광주 정신을 계승해 언제나 광주 시민들 곁에서 정치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의미"라며 "나라가 어려울 때는 항상 광주와 호남이 앞장서 어려움을 타개했다는 의미도 담겼다"고 설명했다.

민형배 민주당 광주 광산을 예비후보는 '흔들리지 않는 나라, 더 당당한 광주'를 슬로건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민생 현장 누비겠다"고 밝혔다.

민 예비후보는 "광주 정신을 온전히 실천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국회 권력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해 슬로건을 정했다"며 "광주의 아이들에게 넉넉히 물려줄 미래 광주의 초석을 다지는 기회로 내년 총선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형배 광주 광산구을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지난 19일 광주 제2순환도로 진입로에서 출근길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내가 행정·경제전문가"

부시장·구청장 등을 역임한 예비후보들은 '행정전문가'를 부각시키는 캐치프레이즈를 활용하고 있다.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을 역임한 이병훈 민주당 광주 동남을 예비후보는 '광주형일자리, 문화경제 전문가', '행동하는 혁신, 든든한 작은 거인'을 슬로건으로 문화도시 광주의 자존심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설 것을 표현했다.

광주 남구청장을 역임한 최영호 민주당 광주 동남갑 예비후보는 '광주대표 국회의원', '사람도 능력도 최영호'를 슬로건으로 "남구 기초의원, 시의원, 구청장으로서 주민들과 얼굴을 맞대고 동네 골목골목을 누비며 동고동락한 시절을 생각하며 유권자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우기종 민주당 목포시 예비후보는 '목포 역사상 첫 경제통 국회의원'을 캐치프레이즈로 "정치 9단의 시대에서 경제 9단의 시대로 나아가겠다"며 경제전문가를 자청하고 침체된 지역경기 회복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오섭 광주 북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슬로건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 '친文' 어필 "내가 문수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역 내 압도적인 지지율을 바탕으로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앞다퉈 '문재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정희 민주당 광주 동남갑 예비후보는 지난 17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문재인 정권 창출 주역', '대통령 사람 이정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 예비후보자는 "문재인 정부가 어렵다. 광주와 남구의 미래를 위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중요하다"며 "검찰개혁·국회개혁을 통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광주·남구형 에너지뉴딜로 광주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대변인을 역임한 조오섭 민주당 광주 북구갑 예비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광주의 힘',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나라, 강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으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1등 공신으로 민주당의 심장인 광주를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예비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정부에서 정책를 펼칠 때 안에서는 야당의 무조건적인 발목잡기식 반대에 부딪치고, 대외적으로는 일본·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어느때보다 강한 대한민국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강하다고 생각했다"고 슬로건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한반도 평화 관련 업무를 담당한 강화수 여수시갑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문재인과 함께! 강화수와 함께!'를 슬로건으로 촛불정신을 계승하고 적폐 청산을 통해 여수 정치개혁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용빈 광주 광산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용빈아 부탁해'라는 슬로건이 붙은 배낭을 메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 이름 활용 2행시 '눈길'

'뉴DJ 정치'로 호남정치를 복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김명진 광주 서구갑 예비후보는 자신의 이름으로 2행시를 지어 눈길을 끌고 있다.

'명진'에서 한글자씩 시작해 '명품 서구, 진짜 일꾼'을 명함 전면에 새겼다. 유권자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재치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정준호 민주당 광주 북구갑 예비후보는 '판이 달라졌다, 젊은 광주가 왔다'를 슬로건으로 무기력한 지역 정치를 타개하고자 젊음과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또 명함에는 '만점짜리 투자상품'이라는 문구를 전면에 배치해 '수능 만점'을 받은 경험과 경제전문 변호사로서의 이력을 동시에 강조했다.

이남재 민주당 광주 서구을 예비후보는 '광주를 깨우는 야무진 호랑이! 광주정치, 호랑이 한마리 키워봅시다'는 슬로건으로 자신을 호랑이에 빗대 표현했다.

이 예비후보는 "광주 정치의 근간이 무너지는 동안 지역을 책임지겠다던 사람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지적하며 "진보와 개혁의 상징이자 민주화를 견인하는 심장이었던 광주의 잠들어 있는 정치를 깨우고 지역민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의미로 슬로건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용빈 민주당 광주 광산갑 예비후보는 '내 삶을 바꾸는 정치, 그 반가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를 슬로건으로 '용빈아 부탁해!'라는 문구가 적힌 배낭을 메고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예비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친근한 어투의 슬로건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고, 또 실제로 직접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예비후보가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