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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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타이거즈
조범현 감독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
KIA 부상 선수 많았다지만 준PO 완패라니…
휴식 없는 강훈련에 "선수 부상 자초" 지적
부상자 대체할 2ㆍ3군 육성 되레 '뒷걸음질'
일각선 "감독 교체로 분위기 쇄신" 주장도
  • 입력 : 2011. 10.14(금) 00:00
프로야구 전반기 1위로 승승장구하던 KIA타이거즈는 끝내 '가을잔치' 초입에서 고꾸라졌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을 먼저 거두고도 맥없이 3연패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KIA 조범현 감독은 "선수들이 힘든 시기(부상)가 있었고, 잘 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과는 아쉽다"고 했다. KIA가 급격하게 추락한 것은 조 감독의 말대로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한 데 따른 것이었다. 김선빈, 이범호, 김상현, 최희섭, 김상훈 등 유례없는 줄부상이었다. 앞서 이용규, 나지완도 부상으로 인해 공백기를 겪었다. 선발 라인업 가운데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선수는 안치홍이 유일할 정도였다.

하지만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이 휴식 없는 강훈련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KIA는 지난해 마무리 캠프서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지옥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도 "이런 훈련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의 고된 훈련이었다.

시즌에 돌입한 뒤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수단은 휴식일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다. 심지어 조 감독은 추석 연휴기간 잠실 경기를 마치고 광주로 이동하던 중 고속도로 교통정체가 발생하자 천안에서 버스를 세워 선수들에게 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여기에 날씨 불운까지 겹치면서 KIA는 우천순연 없이 다른 팀보다 약 10경기 많은 일정을 소화하며 체력이 바닥났다.

체력 고갈은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로 이어졌다. 결국 부상자 속출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시즌 중반 KIA 한 베테랑 선수는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선수에게 훈련만큼 중요한 것은 휴식이다"며 조 감독의 훈련 방식을 애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또 시즌 마지막에는 부상 선수들을 무리하게 기용하며 도마에 올랐다. 실제 이범호는 몸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무리하게 1군 경기에 나섰다가 통증이 재발해 일본에까지 건너가 치료를 받고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김선빈과 김상현도 재활과정 중 예정보다 일찍 감독의 부름을 받고 1군 경기에 출전했다.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 대체 선수 발굴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KIA는 8개 구단 최초로 2ㆍ3군 시스템을 도입, 선수 육성에 공을 들였지만 결과물은 초라했다. KIA 2군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 남부리그에서 31승 6무 65패로 꼴찌(5위)를 차지했다. 1위 롯데와는 19경기 차이였고, 4위 한화와도 7.5경기나 차이가 났다. 올 시즌 2군에서 1군으로 올라와 활약한 선수를 찾기 힘든 것은 이같은 성적 부진 탓이었다. 오히려 2군보다는 부상에서 돌아온 한기주나 긴 공백을 깨고 복귀한 김진우의 활약이 더 두드러지면서 구단 내부에서조차 "2군은 뭐하는 곳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KIA가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로 탈락하자 팬들이 들고 일어났다. 일부 팬들은 조범현 감독 퇴진을 요구하는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구단 홈페이지 커뮤니티인 '호사방'에서는 감독 교체를 요구하는 릴레이가 벌어지고 있다. 조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낸 2009년 후 KIA와 계약금 5억5000만원, 연봉 3억5000만원에 3년 재계약을 맺어 임기는 내년 말까지 보장돼 있다.

한편 KIA 선수단은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8일부터 광주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에 돌입한다. 이번 마무리훈련은 1.5군 위주로 진행 될 예정이다.

고강인 기자 kik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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