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봉암사 이여재’ 전남민속문화유산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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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 ‘봉암사 이여재’ 전남민속문화유산 지정
민간 중심 향촌사회사 담겨
  • 입력 : 2025. 02.10(월) 16:15
  • 고흥=심정우 기자
‘고흥 봉암사 이여재’가 전남도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고흥군 제공
고흥군은 ‘고흥 봉암사 이여재’가 전남도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고 10일 밝혔다.

고흥 봉암사 이여재는 고흥군 과역면 석봉리 가산마을에 소재한 김녕김씨 재실(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 집.)로, 지난 2019년 고흥군 향토유산 제5호로 지정돼 관리되어 오다 민속적 가치를 인정받아 전남도 민속문화유산(民俗文化遺産) 제57호로 지정됐다.

고흥 봉암사는 1826년에 건립된 사당으로, 김녕김씨 고흥 입향조인 영돈령부사 김준(金遵)과 그의 증손 참판 김구룡(金九龍), 증호조참의 박은춘(朴殷春), 병조참의 박응수(朴應秀) 등 네 명의 인물이 배향됐다.

1868년 흥선대원군의 서원훼철령에 의해 훼철됐지만, 1905년에 후손들인 김인석, 김두형, 김종현, 김용석 등의 노력으로 이여재가 재실로 먼저 건립돼 향사가 이어질 수 있게 됐다.

이여재는 조선시대 선현 제향 공간인 사우의 강당 겸 재실로서 건물의 상량문을 통해 김준과 김구룡에 대한 행적, 봉암사의 훼철, 그리고 1905년 이여재의 건립과 관련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후손들인 김인석, 김두형, 김종현, 김용석이 힘을 모아 4칸 집을 옛터에 짓고 1년에 한 차례씩 제사를 지낼 곳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이여재에는 고문서와 족보 초고 등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어 종중의 모임 장소 역할 외에도 족보 발행 등의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 활용, 민속유산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함께 이여재는 부재의 재사용으로 공간의 성격 및 구조를 변용한 뛰어난 결구기법이 확인되는 건축물로도 인정받는다. 정면 5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 건물로 양 끝부분에 온돌방을 설치, 전면에 대청보다 높은 누마루를 두고 계자난간을 둘러 일반적인 재실건축과는 다른 모습을 지녔다. 이 형태는 주로 고흥지역 재실 건축에서만 확인된다는 점에서도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고흥군 관계자는 “우리 지역의 재실 운영이 민간 중심의 공동체 조직과 운영 등 민속생활사를 파악할 수 있는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았다”며 “앞으로도 민속생활사 유산의 더 많은 사례를 발굴해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흥=심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