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소방대원 등이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의 실종자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나건호 기자 |
나원호 전남경찰 수사본부장은 30일 오후 무안공항에서 브리핑을 통해 “유족 DNA 채취가 늦어 이날 오전 11시 헬기를 통해 전달됐고 늦어도 31일까지는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신들의 훼손 정도가 심해 DNA 검사를 수백번 진행해야 하며 검체를 채취하고 배양하는 등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해 신원 확인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모든 시신의 DNA 검사가 끝난 뒤 시신을 가족들에게 인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신 인도까지는 대략 열흘이 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수사본부는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5구의 시신에 대해 검안을 마쳤으며 유족들에게 이들 시신을 인도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기준 사망자 179명 중 신원이 확인된 인원은 141명이다. 수사본부 측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 38명에 대해 DNA 검사와 지문 등을 통해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사고 원인 분석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모두 수거해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블랙박스는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로 음성기록장치는 기장과 부기장의 대화를 포함해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 조종실 내 각종 경고음 등을 저장하며 사건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행기록장치는 사고 항공기의 비행 경로와 각 장치 작동 상태를 기록하며 일반적으로 최대 2시간 분량의 데이터를 덮어쓰는 방식으로 기록한다. 즉 엔진 정지 전 마지막 2시간의 현장을 내다 볼 수 있는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음성기록장치의 경우 오염물질이 묻어있는 상황임에도 이를 제거 후 바로 분석할 수 있는 반면, 비행기록장치는 연결부가 일부 훼손된 채로 수거된 것으로 전해져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로 보내 조사를 맡길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블랙박스 해독 작업만 6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
조사당국은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 항공기 참사인 점을 고려해 최대한 기한을 단축할 수 있도록 미국에 협조를 구할 계획이며 항공기 결함 등을 확인하기 위해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과 엔진 제작사인 CFMI의 참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