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을 함께 산 아내와 말다툼 도중 화를 참지 못하고 둔기로 내려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80대 치매 노인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어나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이의영·김정민·남요섭)는 12일 201호 법정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A(86)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 6일 오전 8시30분께 광주 남구 방림동 연립주택 2층 자택 안방에서 아내 B(81)씨에게 둔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다툼 도중 B씨의 욕설을 듣고 화를 참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둔기로 스스로를 때리는 등 자해행위를 했고 자녀를 집에 불렀다. A씨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1심 재판부는 “범행 직후 자녀에게 연락해 119신고가 이뤄지게 했고 범행을 자백·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86세의 나이로 수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는 점, 형사 처벌 전과가 전혀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 기준에 따른 권고형(징역 10년~16년) 중 가장 낮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은 이유 불문하고 중대한 범죄로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 수십년을 함께한 남편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며 “피고인이 반성하는 것과 고령인 점 등 모두 고려해도 피고인의 책임에 비해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