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향해 들불처럼" 광주서 이태원참사 2주기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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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진실 향해 들불처럼" 광주서 이태원참사 2주기 추모제
백운광장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요구
  • 입력 : 2024. 10.27(일) 18:45
  •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17일 오후 광주 남구 백운광장 시민의 숲 일대에서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광주전남지부와 10·29이태원참사광주시민대책회의가 주최한 10·29이태원참사 2주기 추모제가 열린 가운데 희생자 고(故)박초희씨의 모친 임나연씨가 추모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윤준명 기자
10·29이태원참사 2주기를 이틀 앞둔 27일 참사 희생자 159명을 기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추모제가 광주에서 열렸다. 추모제에 참석한 유가족과 시민들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엄중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오후 1시59분 광주 남구 백운광장 시민의 숲 일대에서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광주전남지부와 10·29이태원참사광주시민대책회의가 주최한 10·29이태원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가 열렸다. 유가족 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참사 희생자 159명을 기리는 의미에서 행사 시작 시간을 1시59분으로 정했다.

‘진실을 향한 걸음,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추모대회에는 희생자 고(故)이해린씨의 부친 이종민씨 등 유가족들을 비롯해 송기춘 10·29이태원참사진상규명과재발방지를위한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위원장과 수많은 시민들도 함께해 추모열기를 더했다.

추모제는 개회식, 인사말, 추모사, 추모공연, 친구·유가족의 편지글 낭독과 다짐,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17일 오후 광주 남구 백운광장 시민의 숲 일대에서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광주전남지부와 10·29이태원참사광주시민대책회의가 주최한 10·29이태원참사 2주기 추모제가 열린 가운데 희생자 고(故)이해린씨의 부친 이종민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유가족들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고(故)이해린씨의 부친 이종민씨는 인사말을 통해 “참사가 발생한지 2년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은 소중한 가족이 왜 우리 곁을 떠났는지 알지 못한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했음에도 정부는 책임지지 않는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할 것을 예상하고도, 대형 사고가 발생할 것 같다는 수많은 신고에도 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나”고 비판했다.

이어 “진상규명을 위한 투쟁을 이어갔지만, 책임자들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유가족들의 마음에는 비수가 꽂혔다”며 “지난 9월 첫발을 뗀 특조위는 어떤 방해도 없이 진상조사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오후 광주 남구 백운광장 시민의 숲 일대에서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광주전남지부와 10·29이태원참사광주시민대책회의가 주최한 10·29이태원참사 2주기 추모제가 열린 가운데 희생자 유가족들이 추모비 앞에 헌화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희생자 유가족과 친구들은 그리움이 담긴 편지를 낭독하며 끓어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희생자 이해린씨의 동생 이해주씨는 해린씨의 친구가 작성한 편지를 낭독하면서 언니를 추모했다.

편지에는 ‘해린아 이름을 불러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오랜만에 부를 수 있어 참 좋다. 체구는 작았지만 누구보다 강했던 너를 기억해. 나는 늘 바다같이 넓은 마음에서 흘러나온 너의 사랑을 느꼈어. 어떤 말을 전해야 하늘에 있는 너에게 닿을 수 있을까’ 등의 내용이 담겼다.

희생자 고(故)김재강씨의 친구 김민아씨도 오열하며 “그날 이후 너와 나를 비롯한 친구들의 세상이 바뀌었다. 우리가 다시 만나는 세상은 이러한 슬픔을 겪지 않는 안전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먼저 떠난 곳에서는 아무 걱정 않고 스스로의 행복만을 생각하며 지내길 바라. 많이 보고 싶다”고 전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