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오른쪽)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보궐선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뉴시스 |
특히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군소 야당의 반란’을 모색했던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이 고배를 마시면서 호남 교두보 확보에 실패했다. 그러나 성적표를 떠나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호남에서 군소 정당이 민주당과의 경쟁 구도를 만든 것만으로도 호남 정치 지형에 변화를 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 결과에 따르면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장세일 민주당 후보가, 곡성군수 재선거에서는 조상래 민주당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영광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지만, 혁신당과 진보당이 약진하면서 호남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3파전을 펼친 끝에 민주당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는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단일후보’를 표방한 정근식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텃밭을 수성하면서 양당 대표의 리더십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1월 공직선거법·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 지역을 사수해 사법리스크 속에서도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향후 당내 입지는 물론 당정 관계에서도 발언권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결국 호남은 ‘돌돌민(돌고돌아 민주당)’으로, 전국적 이슈에 비해 결과는 뻔했던 것 같다. 막판 장현 혁신당 후보의 약세로 민주 진영이 장세일 후보에 몰린 것 같다”며 “민주당에게 한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 만큼 ‘국민 경종(警鐘)’을 무겁게 여겨야 한다. 남은 2년 동안의 성과에 따라 차후 지선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역과 한 약속을 지키고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욱·오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