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을 찾은 청년들. 뉴시스 |
3일 한국고용정보원은 고용보험 등 지난 2023년 고용행정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청년층(19세~34세) 고용의 질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지난달 30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최근 각종 통계에서 고용률은 역대 최대, 실업률은 역대 최저로 고용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20대와 30대 청년층 중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지난 8월 74만7000명을 기록했다.
최종 학교를 졸업한 후 3년 이상 취업하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청년은 지난 5월 기준 8만2000명에 달한다.
이번 연구는 청년층 인구 감소와 ‘쉬었음’ 청년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자리 질적 변화를 보기 위해 기획됐으며 고용의 질 분석에는 △고용 안정성 △근로시간 △임금 △실직 위험성 등 총 4개 지표가 사용됐다.
분석 대상은 2019년 기준 청년층에 속했던 1985년생부터 2000년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 고용보험 취득자 수는 2018년을 기점으로 크게 늘어났지만,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고용의 질 지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고용의 질은 연령대별로 달랐는데, 1980년대생은 전반적으로 출생연도가 늦은 편일 때 고용의 질이 높았고, 1990년대생 집단은 출생연도가 늦을수록 고용의 질이 낮았다.
또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 고용의 질이 더 낮았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에 취업한 청년층의 고용 질이 지속 하락했다. 반면 1000인 이상의 대규모 사업체는 꾸준히 고용의 질이 높아졌다.
산업별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과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같은 소규모 사업체 혹은 영세 자영업사업장이 많은 산업인 경우가 고용의 질이 낮았으며 직종별로는 정비직 및 생산직 관련 직종에서는 고용의 질이 높았고, 대면 서비스직 관련 직종에서는 고용의 질이 낮았다.
대기업은 고용의 질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소규모 사업체는 질이 낮아지면서 청년층 내 노동시장 이중구조도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는 청년층의 이직이 잦고 근속연수가 낮다는 점에 착안해 이직이 고용의 질을 높이는지 여부도 다뤘다.
그 결과 일자리 이동 시 고용의 질이 소폭 떨어지지만, 평균적으로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집단은 84.2%였다.
이와 달리 첫 번째 일자리에서 두 번째 일자리를 이동할 때 고용의 질이 떨어졌지만, 세 번째 일자리에서 다시 상승한 집단은 15.8%였다.
후자가 전자에 비해 전반적으로 고용의 질이 낮았는데, 이들 중 여성, 1990년대 중후반 출생자, 질적 고용 수준이 낮은 산업 혹은 직종인 일자리가 많았다는 특징을 보였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청년층 노동시장 상황을 단순히 취업자 수와 같은 양적 지표를 통해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 역시 오히려 줄어들고 있고, 고용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일자리에 몇 가지 특징을 보이는 만큼, 이러한 부분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