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볼 수 있는 스팸 문자. 독자 제공

“내 번호는 어떻게 알고 문자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한번은 문자로 전송된 링크를 눌러 스미싱을 당할 뻔했는데 지인의 도움으로 피해를 겨우 면한 적도 있어요.”

광주에 거주하는 50대 최모씨는 최근 불법 스팸문자 수신량이 급증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불법 스팸문자·피싱 범죄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시민들의 불편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불법 스팸·피싱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 금전적 피해, 개인정보유출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 압박으로 목숨을 끊는 사례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9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휴대전화 이용자 월평균 스팸문자 수신량은 △2022년 하반기 5.01통 △2023년 상반기 5.23통 △2023년 하반기 8.91통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하반기 스팸문자 8.91건의 광고 유형별 건수는 △금융 5.09통 △도박 2.05통 △기타 1.77통으로 주식 리딩방 문자 등 금융 및 도박 관련 유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정보통신망법 제50조에 따르면 수신자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은 영리 목적의 문자는 형사처벌·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모두 불법행위다.

최씨는 “주식 투자, 광고 등 일반 스팸문자뿐만 아니라 부고·택배 알림 등을 가장한 스미싱 문자도 끊이지 않는다”며 “가족 등 일상과 밀접한 내용으로 문자를 발송해 부지불식간에 속아 넘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고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악질 범죄에 넌더리가 난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스팸문자는 타인을 기망·공갈할 의도를 가지는 보이스피싱, 스미싱, 로맨스 스캠(몸캠피싱)과 같은 전자금융사기를 수반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보이스피싱 발생 현황은 광주의 경우 △2021년 624건 △2022년 335건 △2023년 367건, 전남은 △2021년 664건 △2022년 561건 △2023년 489건에 달하며 피해액은 연간 100억원대에 이른다. 전남 지역 기준 최근 3년간 스미싱과 로맨스 스캠도 각각 연평균 400여건과 100여건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불법 스팸문자·피싱 범죄 등에 경각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정규 호남대 경찰행정학과장은 “최근 기술 발달로 신종 범죄가 유행하는 등 전자금융사기 방식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피해 대상과 수법도 다양해지는 추세”라며 “국가기관에서는 피해가 속출하는 사기 수법 등을 파악해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등 국민들에게 신속하게 정보를 전달해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싱 범죄 등의 피해를 인지했을 때는 개인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경찰 및 ‘온라인피해365센터’ 등 사회 보호시스템을 이용해 체계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기 범죄는 인간의 심리적 약점을 이용한 범죄이기 때문에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모두가 잠재적 사기 범죄 피해자라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 정부는 속출하는 불법 스팸·피싱 범죄에 대응해 관계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개최하기도 했다. 올 하반기 정부합동수사단을 중심으로 각종 전자금융사기에 대한 수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09년 7월7일 7·7 디도스(DDoS) 공격 발생에 따라 정보보호 중요성에 대한 국민 의식 제고 등을 위해 지난 2012년 매년 7월 두 번째 수요일을 ‘정보보호의 날’로 제정해 올해 13회째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