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숙원사업 도와줄 ‘명예 광주 국회의원’ 위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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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숙원사업 도와줄 ‘명예 광주 국회의원’ 위촉
18개 상임위에 지역의원 8명 불과
국방위·환노위·교육위 등 공백 커
강시장 “지역·정당 떠나 도움 절실”
“유명무실 우려도…실질 방안 우선”
전국적 이슈·계획 등 매개체 필요
  • 입력 : 2024. 06.19(수) 18:36
  • 노병하·정성현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한 광주 국회의원 8인이 지난달 30일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당사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정권재창출을 다짐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광주시가 숙원사업 해결을 위해 타 지역구와 비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명예 광주 국회의원’ 위촉을 추진한다.

지역 핵심 현안과 연관된 국회 상임위원들이 광주와 손잡아 준다면 군공항 이전·광주형 일자리 등 숙원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의원마다 소속된 정당과 지역구가 달라 자칫 유명무실한 시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 실질적인 방안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광주시와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강기정 시장은 지역 현안을 풀어가는데 적극 협력할, 이른바 ‘명예 광주 국회의원’ 위촉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광주 지역구 국회의원이 8명에 불과해 18개에 달하는 국회 상임위원회를 모두 챙길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

앞서 광주시는 정태호(더불어민주당)·성일종(국민의힘) 의원 등 지역 현안을 풀어내는 데 기여한 정치인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한 바 있다.

강 시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이 2028년 종료된다. 올해 내로 관련 입장을 정리해야 내년에 연장 여부 등을 논의할 수 있는데, 마침 민형배 의원(민주당·광주 광산을)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에 배정돼 광주로서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그럼에도) 국방위·환경노동위·교육위 등 현안이 산적한 상임위 공백이 걱정이다. 지역·정당을 떠나 광주시 발전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관계 의원(명예 의원)을 위촉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광주시는 △군공항·민간공항 이전(국방위) △광주형 일자리(환경노동위) △글로컬 대학(교육위) 등의 현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의원 중 관련 상임위에 배정된 인물은 단 한 명도 없다. 강 시장은 조만간 국회의원들을 만나 어떤 의원을 추대할 것인지 등 선정 기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 열린 광주지역 국회의원들과 예산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지역 전·현직 의원들은 대부분 ‘광주 명예 국회의원’ 추진을 반겼다.

박균택 의원(민주당·광주 광산갑)은 “지역 현안을 위해 교육위·문화위·국방위 등 갈 곳이 많은데 8명이라는 수는 매우 적다. 평동 포 사격장 폐지도 중요한 현안이다. 그렇다고 광주 의원들이 갈 필요가 없는 곳에 간 것도 아니라 대안이 필요하다”며 “조국혁신당 서왕진(영광 출신) 의원 등 국회에 광주·전남권 인물들이 많다. 당과 활동지는 다르지만, 광주에 우호적이고 과제 해결에 능한 사람들을 초대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임명만 된다면 이분들과 의견을 나누며 지역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정진욱 의원(민주당·광주 동남갑)도 “일전에 강 시장과 만나 관련 얘기를 한 적 있다. 당시 문체위가 빈자리라 ‘조계원 의원(여수을)을 관계 의원으로 임명해 보라’는 조언을 했었다. 김문수·이개호 의원도 각각 교육위·보건위 소속”이라며 “다만 의원마다 당·지역구가 달라 광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마냥 헌신하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명분·혜택 등 이들을 영입할 내용만 마련된다면 충분히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직 의원들은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추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1대 국회에서 군공항 이전 특별법을 통과시킨 송갑석 전 의원은 “광주를 도와줄 현역 의원들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여야 간 협의·정부와 줄다리기 등 상임위에 지역 의원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있다. 설령 다른 당의 의원이 명예 의원이 된다 해도 지역 정서상 논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문제는 ‘지속성’이다. (군공항·아특법과 같이) 대수가 넘어가면서까지 논의되는 법안이 많다. 이번에 선정된 의원들을 필두로 다음 관계 대상에게 ‘꼬리물기’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비례대표의 활용도 좋다. 무엇보다 전국적인 관심을 받을만한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정당이 다른 의원들은 ‘진정성 있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종덕 의원(진보당·비례)은 “아직 논의가 진행된 지점은 없다. 다만 의원들 모두 지역·정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굳이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용한다’는 느낌은 주면 안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4년간 민생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큰 틀의 합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의료원의 경우도 숙원사업이지만 강 시장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장기 계획·목표와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지역을 위해 적극 돕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22대 국회 지역 의원 상임위 배정은 △정진욱-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운영위원회 △안도걸-기획재정위원회 △조인철-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부남-행정안전위원회 △정준호-국토교통위원회 △전진숙-보건복지위원회 △박균택-법제사법위원회 △민형배-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이다.
노병하·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