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광주장애인부모연대가 ‘발달장애인 가정 생명 보호 정책 지원체계 구축 촉구 전국 순회 오체투지’ 결의대회를 열고 광주 서구 화정동 LK메디피아빌딩에서 시교육청까지 800여m 구간을 오체투지로 행진했다. 윤준명 기자 |
광주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달궈진 아스팔트 위로 세 걸음에 한 번 온 몸을 땅에 붙이는 ‘오체투지’를 하며 장애인 가정에 대한 지원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17일 오전 광주장애인부모연대(연대)는 ‘발달장애인 가정 생명 보호 정책 지원체계 구축 촉구 전국 순회 오체투지’ 결의대회를 열고 서구장애인복지관이 위치한 화정동 LK메디피아빌딩에서 시교육청까지 800여m 구간을 행진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제주, 경남, 울산, 부산 등을 거쳐 전국을 순회하며 광주에서 9번째 순서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발달장애인과 가족 등 130여 명이 참여해 해마다 발생하는 장애인 가정 참사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연대는 발달장애인 가정에서 일어나는 자살 등 참사가 최근 3년간 2022년 10건, 2023년 11건, 2024년 현시점까지 3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대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지원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발달장애인 지원 제도·정책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가정 내의 문제로 치부된다”며 “장애 문제를 가족에게 책임지게 하는 시스템에서 발달 장애인과 가족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의 소망은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이라며 “더는 자식을 죽이고 죽지 않기 위해 뜨거운 아스팔트 위로 몸을 던진다. 보통의 삶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전 집회를 마친 부모들은 소복 차림으로 거리에 나서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발달, 장애, 참사”를 외친 후 마지막 구호인 “멈춰”를 외치며 뜨거운 아스팔트 바닥에 몸을 내던졌다. 멈추지 않고 800여m를 이동하는 데에는 약 2시간이 소요됐다.
시교육청에 도착한 부모들은 박지영 광주시 부교육감을 만나 ‘2024년 광주 특수교육 발전을 위한 요구안’을 전달했다.
요구안에는 △장애학생 방학학교 특수학교 운영 방안 확립 △교사, 학생이 모두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TF팀 구성 △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윤종술 전국장애인연대 대표는 “전국 발달장애인 가족 대상 설문조사 결과 59.7%가 3년 이내 자살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며 “국회와 정부는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올해 3월 기준 광주의 발달장애인의 숫자는 8934명으로 광주시 등록장애인 6만9206명의 약 12.9%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