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진흥회는 지난 11일 소위원회를 열어 흰 우유 제품 가격의 기준이 되는 원윳값 협상을 시작했다. 이번 인상폭은 0~26원이다. 사진은 광주 한 대형마트 유제품 코너의 모습. |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소위원회를 열어 원유 가격 협상 첫 회의를 진행했다. 원유 기본 가격 조정은 낙농가의 생산비 변동폭이 4% 이상일 때 가능하며 지난해 우유 생산비가 ℓ당 1003원으로 전년 대비 4.6% 오르며 협상 요건을 갖췄다.
올해 원유 가격 인상 범위는 생산비 상승분에 지난해 음용유(마시는 우유) 사용량이 전년 대비 2% 감소한 상황을 반영, 생산비 상승분(ℓ당 44.14원)의 0~60%인 ℓ당 0~26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유제품 가격은 음용유용 원유 기준 리터당 1084원으로 최대 인상폭 결정 시 1110원까지 늘어난다.
이번 협상으로 원유 가격이 인상될 경우, 밀크플레이션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원윳값 상승에 따른 흰 우유제품 가격 인상은 우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빵·빙과류 가격까지 올리는 도미노 현상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낙농진흥회가 원유 가격을 8.8% 올리며 주요 유업체들이 흰 우유 제품 가격을 조정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의 경우 흰 우유 제품인 ‘나100%우유(1ℓ)’ 출고가를 대형할인점 기준으로 3% 올렸다. 매일유업도 우유 제품 가격을 4~5%가량 올렸고, 남양유업 역시 ‘맛있는우유GT(900㎖)’ 출고가를 4.6% 인상했다. 빙그레는 흰 우유 제품인 ‘굿모닝우유(900㎖)’ 가격을 5.9% 올렸다.
이에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10월 원유 상승분을 반영,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최대 25% 올렸으며 빙그레도 메로나 가격을 17.2% 인상했다.
이미 지난해 최대 수준으로 오른 원윳값에 카페, 빵집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한차례 위기를 겪었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로 물류비 등 제반비용 상승, 각종 원자재 가격도 급격하게 오르며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광주 동구에서 소규모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32)씨는 지난해 흰우유 가격 인상으로 음료 및 빵 가격을 소폭 인상했다.
김씨는 “빵과 라테 등 커피음료를 함께 팔고 있어 우유가 필수적이다. 아주 작게 운영되는 곳이라 그때그때 마트서 우유를 구매하고 있어 타격이 컸다”며 “우윳값만 오른 것도 아니고 계란, 밀가루 등 필수 원재료도 올라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감사하게도 자주 찾아주시는 손님들이 사정을 고려해 주셔서 별말 없이 이용해 주신다. 단골손님들 생각에 올해는 우윳값이 인상돼도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가격 조정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외식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급등하며 물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원윳값 인상폭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낙농가, 유업체 협력을 통해 원유 기본 가격을 동결하거나 최소 수준에서 인상하도록 중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