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지난달 30일 도청 기자실에서 유럽순방 성과 및 도정 현안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전남도 제공 |
12일 전남도는 당초 이날 보성군청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국립의대 신설 관련 도, 목포대, 순천대, 목포시, 순천시의 5인 공동간담회를 연기하고, 추후 개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남도는 지난 3일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 목포시, 순천시 등 4곳에 공문을 보내 전남 국립의대 설립 관련 합리적 방안 논의를 위한 5자 공동간담회 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
순천지역에서 전남도의 공모 방식에 대한 공정성과 적합성을 지적하며 지속적으로 공모 불참 의사를 밝히자 전남도는 물론, 동·서부권 이해 당사자들이 모두 모여 의견을 교환하자는 제안이었다.
반면 순천시와 순천대학교, 지역 정치권은 지난 7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의대 유치와 관련한 모든 용역 결과를 공개하라는 등 조건을 제시, 전남도의 대응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여기며 결국 회동 불참 의사를 밝혔다.
전남도는 순천대 총장과 순천시장이 빠진 간담회는 현재로서 의미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양 대학, 양 시장간 협의를 거쳐 간담회 일정을 다시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순천시는 지난 9일 대통령실과 교육부, 보건복지부에 ‘전남도 단일 의대 공모 강행에 대한 입장문’을 제출하며 정부 주관 공모를 요구하는 등 여전히 입장차를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순천시가 전남도에 요구한 의대 관련 용역 결과 공개 여부가 ‘5자 회동’은 물론, 공모 방식 추진에 대한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순천지역에서는 지난 2021년 추진한 ‘전남도 국립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설립·운영 방안 연구’ 용역 등 2차례에 걸쳐 진행한 용역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 전남도가 이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특정(서부권) 지역에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전남도는 과거 용역을 진행할 당시와 현재 의대 정원 증원, 정부의 전남권 의대 신설 추진 의지 등 상황이 전혀 다른 시점에서 과거 세부자료가 지역별 유불리에 맞춰 편향적으로 이용될 여지가 있고, 지역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을 우려해 공개를 거부해 왔다.
전남도는 이번 순천지역의 요구와 공동간담회 불발을 기점으로 양 대학 총장이 해당 용역보고서 등을 열람, 공개 여부를 직접 결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관련 일정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순천대는 용역결과 공개 여부를 양 대학 총장이 결정하라는 것은 책임 나누기에 불과한 부적절한 처사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어 이마저도 난항을 거듭할 전망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12일 개최하기로 한 간담회는 순천대와 순천시의 참여가 없이는 무의미한 것으로 판단하고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지속적으로 만남을 제안할 것”이라며 “동부권에서 요구하고 있는 용역 결과 공개와 관련해서도 최대한 논란이 없을 방법으로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도는 정부가 지난 3월 민생토론회와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립 전남 의대 신설’을 공식화하고 ‘지역 의견 수렴을 통해 대학을 추천해 줄 것’을 요청한 점에 기반해 공모형 대학 추천을 위한 용역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5월 중 확정하는 대입 전형 시행계획에 2026학년도 전남도 국립의과대학 신설 정원 200명이 배정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했으며, 용역을 통해 대학설립 방식 결정과 평가 기준 마련하고 최종 평가 등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