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한국 천일염 분류체계 ‘식품’으로 재정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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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한국 천일염 분류체계 ‘식품’으로 재정립을
조진용 취재2부 기자
  • 입력 : 2024. 05.12(일) 15:25
  • 조진용 기자
조진용 취재2부 기자
“천일염에 대한 가치는 소비자들이 책정합니다. 양보다 질 높은 천일염을 지속생산해 내겠습니다.”

유억근 마하탑 염전 대표의 각오다. 유 대표는 신안군 임자도에서 국제기준에 부합한 ISO인증을 받아 환경친화적인 천일염을 생산해내고 있다.

그는 고향인 신안 임자도에서 1987년부터 ‘한계·제한 없이 무한대’를 의미하는 마하탑이라는 이름으로 초록섬공동체를 꾸려오다 염전 소멸과 낮은 국내 소금 자급률을 회복시키기 위해 염전업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 무렵 국내에서는 중국·사우디 등에서 수입한 암염을 정제해 염분만을 추출한 소금이 소비되고 있었으며 천일염도 정체불명의 제품이 한국 밥상에 오르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었다. 유 대표는 37세에 질 좋은 천일염 생산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마하탑의 도전은 한 살림, 아름다운가게, 학교급식 납품 등으로 이어지며 지난해 연매출 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천일염 생산지는 신안·영광군 등 전국 19개 지자체에 927개소로 이중 전남에 862개소·93%가 분포돼 있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여들여 바람과 햇빛 수분을 증발시켜 만든 소금이다. 80% 염분과 20%가량의 성분·수분 등으로 구성됐으며 굵고 반투명한 육면체 결정체다. 천일염은 1963년 염관리법이 제정된 이후 45년간 법적으로 광물로 분류되다 2008년 3월 광물이 아닌 사람이 먹는 식품으로 인정됐다.

광물에서 식품으로 법적 분류가 변경됐음에도 통계청이 작성한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 천일염은 비금속물 광업으로 분류하고 있는 현실이다. 천일염이 식품으로 분류·변경된지 16년이 지났지만 통계청의 한국표준산업분류는 국제기준에 의할 뿐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광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국산 천일염의 가치 제고를 위해 분류 체계 확립이 시급하다.
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