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도 ‘명심·당심’ 경쟁…당 안팎 우려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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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회의장도 ‘명심·당심’ 경쟁…당 안팎 우려 시선
정성호·조정식·추미애 경쟁 과열
'친명 체제' 강화속 선명성 행보
박지원 “일사불란, 정치가 아냐”
이종배 “민심 제대로 읽고 있나”
  • 입력 : 2024. 04.25(목) 17:41
  •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서해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몰이 혐의’ 관련 1심 2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의중) 팔이’와 강성 지지층을 향한 ‘선명성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당 안팎에서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친명 체제’가 강화된 민주당에서 명심과 당심을 얻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로 풀이되는데, 정치적 균형 감각을 가지고 국회를 운영해야 하는 국회의장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은 25일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회의장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이 ‘명심팔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민주당이 이렇게 쏠려서 일사불란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 당선인은 “국회의장 관례가 중립성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정치”라며 “나는 민주당에서 나왔으니까 당 편만 든다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국회의장은 법 정신대로 국민이 원하는 대로 민심대로 중립성을 지키면서도 정치력, 협상력, 투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자들은 출사표를 던진 후, 명심과 당심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5선 정성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회의장 역할에 대해,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민주주의 원리인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여야 합의가 결렬되면 민주당이 추진하는 입법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6선 조정식 의원은 ‘친명’을 강조했다. 그는 “명심은 당연히 제가 아니겠나”라며 “이재명 대표와 당과 호흡을 잘 맞추는 사람이 국회의장이 돼야 싸울 때 제대로 싸우고 성과를 만들 때 제대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6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기계적 중립 기어를 놓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된다. 혁신 의장의 역할을 거부하지 않겠다”라며 민주당 지원 의사를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국회의장은 재직 기간 동안 당적을 가질 수 없다. 여야 사이에서 균형감을 가지고 국회를 운영하라는 취지다.

하지만 민주당 의장 후보들이 쏟아내는 발언은 협치보다는 입법 독주를 예고하는 듯한 의미로 해석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않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 “민주당 인사들이 22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국회의장 중립 의무를 부정하고 있다”며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입법부 수장이 되려는 국회의장 후보라면 여야 협치 방안을 고민하고 국정운영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게 옳지 않겠냐”며 “‘의사봉을 두드릴 때 한 번은 여당을, 또 한 번은 야당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민을 본다’는 이만섭 제16대 국회의장의 말을 의장에 도전하는 민주당 후보들이 꼭 한번 되새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오는 5월 중순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는 당내 경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