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본요금이 4300원으로 인상된 2일 광주 북구 중흥동 광주역 택시승강장에서 한 승객이 택시에 탑승하고 있다. 김혜인 기자 |
7월1일부터 광주지역 택시 기본요금이 3300원에서 1000원이 오른 4300원이 됐다. 인건비와 유류비 등 물가 상승에 따른 조치다.
거리는 134m당, 시간은 32초당 100원으로 현행 요금체계를 유지한다.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인 할증 시간과 요금 또한 기존 체계를 적용한다. 모범택시와 대형승용택시 기본요금은 3900원에서 5100원으로 인상됐다.
시민들은 불가피한 요금 인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경제적 부담을 호소했다.
택시요금 인상 둘째 날인 2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택시를 이용한 손해인(27)씨는 “유류비 상승 등으로 택시요금이 1000원 인상된 것으로 안다. 택시업계와 기사님들의 사정을 고려하면 요금 인상에 대해 쓴소리할 순 없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택시 요금뿐만 아니라 모든 물가가 올라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고 난감해했다.
택시요금 인상이 식당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업주도 있다.
충장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7)씨는 “자영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물가가 오른 상황이 공감되지만 택시 요금 인상이 손님들이 밤에 약속을 잡지 않거나 빨리 귀가하는 상황으로 이어져 가게 매출에 영향을 끼칠까봐 한편으로 걱정된다”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민희(31)씨는 “직업 특성상 갑작스러운 이동이 잦아 택시를 이용한다. 이제 7000원이면 갈 거리를 8000원에 가야하더라. 1000원이 작게 보여도 쌓이면 큰 액수라 부담스럽다”고 우려했다.
기본요금이 오른 첫날부터 승객이 줄어 기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광주역 일대는 손님이 없어 대기하는 택시 행렬이 길어졌다. 택시 기사들은 요금 인상 첫날이 토요일이었는데 피크시간인 밤에도 손님이 없어 허탕을 쳤다고 하소연했다.
10년째 개인택시를 운행한 최재필(60)씨는 “어제부터 손님이 탈 때마다 택시요금이 올랐다고 말로 안내드린다. 대부분 일찍이 뉴스를 통해 알고 있어서 크게 반발하거나 항의하는 손님은 없었지만 승객이 줄어든 게 확 체감이 됐다”고 설명했다.
15년간 법인택시를 운행한 서모(59)씨 역시 “원래 토요일은 콜이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택시 요금이 오른 어제는 손님이 뚝 끊겼다. 그래서 콜을 기다리지 않고 상무지구, 첨단, 용봉동 등을 계속 헤매며 손님을 찾느라 힘들었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 손님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택시기사 박종구(58)씨는 “오랫동안 동결된 택시요금이 올라 좋긴 하지만 인상되면 당분간 손님이 감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요금이 올랐다고 수입이 크게 오르는 것도 아닌데 사납금이 인상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 택시 기본요금은 2019년 1월 3300원으로 인상된 뒤 5년째 유지됐으나, 코로나19 이후 택시운전원의 수입감소와 유류비 등 물가가 올라 인상이 결정됐다.
김혜인 기자·전해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