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에 시간당 최대 50㎜의 폭우가 내린 28일 광주 북구청 건설과 직원들이 북구 석곡동 석곡천에서 유실된 제방을 복구 작업 하고 있다. 이날 인근 마을 주민 100여명이 북구 동초등학교로 대피했다. 나건호 기자 |
28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27일 정오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광주 274.6㎜, 담양 봉산 217㎜, 화순 북면 207.5㎜, 보성 197.9㎜, 함평 196㎜, 나주 185.5㎜, 곡성 184.5㎜, 여수 170.4㎜다.
시간당 최고 강수량은 함평 71.5㎜(27일 오후 9시 4분~10시 4분), 광주 서구 풍암동 56.5㎜(27일 오후 9시 43분~10시 43분), 고흥 도화 55.5㎜(28일 오전 2시 19분~3시 19분)를 기록했다.
장마가 시작된 지난 25일 이후 나흘간 누적 강수량은 광주 365.2㎜, 구례(성삼재) 310.5㎜, 나주 309.5㎜, 화순(북면) 304㎜, 곡성 300㎜, 담양(봉산) 272.5㎜, 광양(백운산) 272㎜, 보성 267.3㎜ 등을 기록했다.
밤사이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광주·전남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광주에서는 북구 망월동 석곡천 제방 30m가 유실됐고, 각화 IC 진출 램프구간 사면 유실로 교통이 통제되다 이날 오후 6시께 복구됐다.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6공구 구간(동구 계림동) 누수에 따른 토사 유출로 하수관로가 이탈됐고 조선대학교 치대 건물 앞 2차로에서 씽크홀이 발생했다. 동구 소태동 주택가에선 나무가 집을 덮쳐 5가구, 1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남에서는 인명피해와 함께 농경지 침수가 잇따랐다.
전날 오후 10시 32분께 함평군 엄다면에서는 60대 수리시설 관리원이 하천 수문을 점검하던 중 실종돼 소방대원 90여명이 일대를 수색 중이다.
이날 오전 5시 38분께 화순군 백아면에서는 하천이 범람했고 담양에서는 주택, 농막이 물이 잠겼다. 화순에서는 빗길에 미끄러진 승용차가 전복돼 운전자 등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영암에서는 차도에 세워진 차량이 침수됐다. 곡성에서도 이날 오전 5시 4분께 축사 축대가 무너지고, 양식장이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이 밖에 여수, 고흥, 광양 등을 포함해 전남에서 주택 침수 41건, 도로 침수 33건, 기타 11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모내기와 수확을 앞둔 농가들에 침수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후 공식 집계된 벼 침수 피해 면적은 나주 486㏊, 보성 415㏊, 고흥 307㏊, 곡성 154㏊, 여수 145㏊, 장성 125㏊, 함평 85㏊ 등 총 1862㏊로 오전 추정치(277㏊)보다 7배 가량 늘었다.
나주, 보성에 있는 시설하우스 3.8㏊도 침수돼 멜론, 레드향, 애호박, 고추 등 수확을 앞둔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특히 내달 1일까지 주로 밤부터 오전 시간대에 걸쳐 강한 비가 쏟아질 전망이어서 취약 시간대 각별한 대비가 요구된다.
기상청은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서 발달하는 저기압과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29일부터 내달 1일까지 광주·전남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29~30일 예상 누적 강수량은 100~200㎜, 많은 곳은 250㎜ 이상이다. 앞으로 내리는 비 역시 지난 나흘 간 쏟아진 장맛비와 비슷하게 밤 시간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정체전선이 남해안을 남하하는 시간이 밤부터 다음 날 아침 시간에 맞물린데다 비의 형태가 짧은 시간에 굵은 장대비를 뿌리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강주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