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광주 동구 산수동 필문대로에 있는 도시철도 2호선 공사 현장에 무단횡단 절대금지 표지판이 있다. |
전문가들은 공사 기간 도로환경이 계속 변화하는 만큼 운전자가 방어운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9일 광주 동부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20분께 동구 산수동 필문대로 인근 도시철도 2호선 공사현장에서 A씨(69·여)씨가 횡단보도 적색신호에 무단횡단을 하다 차에 치였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운전자가 전방주시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입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난해 9월13일 서구 풍암동 월드컵경기장 후문 삼거리 인근 도시철도 2호선 공사현장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여성이 전세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버스 운전자는 2호선 공사현장 시설물이 횡단보도 전방을 가려 보행자를 미처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9월10일, 서구 풍암동의 한 도시철도 2호선 공사현장의 경우 2차선 도로에서 갑자기 차선 하나가 줄어드는 구조라 차량 2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모든 사고가 도시철도 2호선 공사 때문에 발생했다. 현재 광주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공사 구간은 총 17㎞로, 모든 구간에서 도로 축소와 차선 변경이 이뤄졌다. 특정 구간은 거의 매일 도로환경이 변화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모씨는 “노선 표시가 자주 바뀌다 보니 어떤 표시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며 “차선 축소가 급격하게 이뤄져 자칫 역주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친절한 도로안내는 왜 안해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사고다발 지역 등에 대한 분석은 전혀 집계되지 않고 있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인근 교통사고 현황 분석을 찾아 봤더니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운전자들은 날마다 뒤바뀌는 도로환경에 표지판이나 위험경고를 접하지 못한 채 알아서 적응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수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위치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분석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성만 도로교통공단 광주전남지부 안전시설부 과장은 “공사구간에서는 공정 진행에 따라 차로 운영 방식 변경과 교통체계 변경 등 도로교통환경의 변화가 수시로 발생해 운전자 주의가 분산될 수 있다”며 “따라서 공사구간을 통과하는 운전자는 공사구간에 적용되는 최고속도 제한 준수 및 돌발상황에 대한 운전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휀스와 같은 가림막, 현수막 등 공사구간에 운전자와 보행자간의 시야 장애요소가 없도록 시설물 설치 검토가 필요하고, 야간의 경우 가로등 및 횡단보도 조명시설 등이 정상작동하도록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2026년 말 개통 목표인 1단계 구간은 현재 공정률 47%로, 오는 6월까지 1단계 전 구간에 복공판을 설치하고 2024년 7월까지는 도로포장을 마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착공 예정인 도시철도 2단계 구간은 광주 북구 중흥삼거리에서 북구·광산구 주요 관공서와 주거지역을 경유해 상무지구까지 연결하는 순환선이다. 애초 개통 시기는 1단계 구간 2023년, 2단계 구간 2024년, 3단계 구간 2025년이었지만 인건비·자재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늘어나면서 완공이 지연되고 있다.
도선인 기자·강주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