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 ‘천정부지’… 점심시간이 두려운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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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외식물가 ‘천정부지’… 점심시간이 두려운 직장인
지난해 물가 상승 IMF 이후 최고
“점심에 1만원 턱없어 부담 가중”
‘런치플레이션’↑…‘임금’제자리
“지난해 기저효과, 하락 더딜 것”
  • 입력 : 2023. 01.03(화) 16:58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3일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3시께 광주 동구의 한 편의점 도시락 매대가 텅 비어 있다.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김진욱(33)씨는 “최근 연말, 연초라고 모임이 꽤 많았었는데 지출 내역을 보고 깜짝 놀랐다. 외식비가 정말 많이 올랐다는 걸 느꼈다”며 “요즘 다이어트를 하기 시작하면서 점심에는 샐러드를 사먹기 시작했는데 가장 저렴한 곳이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 정도다. 이제 만원을 넘기지 않고 점심을 먹는 것은 불가능한 시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IMF 이후 최고치를 찍은 외식물가로 인해 직장인들의 ‘런치플레이션’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분위기다.

3일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3시께 광주 동구의 한 편의점 도시락 매대가 텅 비어있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A씨는 “인근에 학원가가 많아서 학생들이 도시락이나 라면을 많이 구매하는데, 최근에는 직장인들도 점심시간에 편의점 도시락을 사서 먹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연간 광주·전남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지역 외식물가는 7.1%, 전남은 7.8% 각각 오르며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장인들의 대표 회식 메뉴인 삼겹살은 1년 전보다 8.5% 올랐으며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던 야식 1순위 치킨 가격은 7.3% 상승했다. ‘치맥’의 주인공 중 하나인 맥주 가격도 10.4% 올랐다. 이외에도 돼지갈비 8.1%, 김밥 12.0%, 생선회 가격은 13.1% 오르며 광주지역 외식 품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갈비탕, 자장면, 라면 등 모두 10%대 상승률을 보였으며 직장인들이 하루 1∼2잔씩 마시는 커피 가격도 4.9% 올랐다.

이처럼 지난해 물가는 가히 전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맸던 IMF를 떠올릴 만큼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문제는 물가는 치솟았지만, 지난해 직장인들의 실질임금은 전년보다 0.1% 늘어난데 그쳤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월평균 실질임금은 356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원가량인 0.1% 증가했다.

실질소득은 명목소득에서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소득이다. 통장에 찍힌 소득금액은 1년 전보다 꽤 상승했을지라도 물가상승률을 적용하면 그대로인 셈이다. 월급빼고 다오른다’는 말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물가 상승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원료값 인상으로 당장 콜라, 우유, 만두, 치즈, 커피, 아이스크림 등의 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 편의점에서 코카콜라 350㎖ 한 캔과 1.5ℓ 한 병 가격은 각각 100원씩 올라 2000원, 3900원이며 원유 가격 인상으로 우유 가격은 물론, 각종 유제품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동원F&B는 참치통조림 제품과 치즈 제품군 50여종에 대한 공급가를 인상했으며 빙그레는 ‘투게더’, ‘붕어싸만코’, ‘빵또아’ 등 일부 아이스크림의 가격을 10~12% 올렸다.

국제기구와 정부는 모두 내년 물가를 올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공공요금 인상 등과 맞물리며 체감 물가 하락률은 낮거나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기저효과 측면에서 올해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 상방압력으로 하락속도는 기대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