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취약 플라스틱 방음터널 대부분 아파트 밀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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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화재 취약 플라스틱 방음터널 대부분 아파트 밀집지
광주 10곳 중 8곳이 PMMA형
전남 5곳 모두 ‘플라스틱’ 재질
소음차단형 터널 소방법 ‘사각’
호남고속도 확장사업 재검토중
  • 입력 : 2023. 01.02(월) 17:19
  • 최황지 기자
과천 방음터널 대형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광주시는 3일 민·관 합동으로 방음터널 10곳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나선다. 사진은 광주 북구에 위치한 방음터널. 나건호 기자
경기도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를 키운 ‘불쏘시개’로 지목된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형 방음터널이 광주지역에 8곳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아파트 등 밀집지역에 위치해 있어 위험성이 높은 반면 소방시설 확충 등은 미비해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

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관내 도로의 방음터널 10곳 중 8곳의 방음터널 소재가 PMMA인 것으로 조사됐다.

동구 두암그린파크 아파트 구간(160m), 지산동 무등파크 구간(260m), 서구 풍암동 풍암대주파크빌 구간(250m), 풍암광명메이루즈 구간(86m), 북구 운암동 벽산블루밍 2·3단지 앞(250m), 광산구 우산동 중흥S클래스리버티(289m) 등 6곳이다.

PMMA와 강화유리가 함께 쓰인 방음터널은 2곳이다. 서구 서광주역교~동산교 매월방음터널(414m), 광산구 신창동 부영사랑으로 7차 인근(477m)이다.

전남도에는 총 5곳의 방음터널 중 1곳(화순군 오성터널)이 PMMA 재질로 만들어졌다. 나머지 4개의 방음터널은 PMMA보다 인화점은 높지만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카보네이트(PC) 재질이다.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이 지난 2018년 발간한 ‘고속도로 터널형 방음시설의 화재안전 및 방재대책 수립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PMMA는 열분해 온도가 300℃ 전후로 낮고, 화재 실험시 녹아내리는 재료가 바닥으로 낙하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연소돼 2차 화재 확산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 방음터널에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분석했다.

시공이 간편하고 가성비가 뛰어난 PMMA는 지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광주에 설치된 8곳의 PMMA 재질의 방음터널이 모두 대규모 아파트와 인접해 설치돼 있다는 점이다. 화재 방지 시설이나 안전진단이 시급하지만 현행법상 도로와 아파트 등의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설치되는 방음터널의 경우, 소방법상 일반 터널로 분류되지 않아 스프링클러, 비상구 등 소방시설이 없고 안전진단 대상이 아니다.

소음 방지를 위한 방음터널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여서 소방법 강화가 시급하다. 올 하반기 착공예정인 호남고속도로 확장사업도 6.6㎞의 방음터널이 설치된다. 이번 확장사업은 호남고속도로(북구 문흥동~광산구 월계동 11.2㎞ 구간)의 4차로를 6, 8차로로 넓히는 사업으로 오는 6월이 실시설계가 마무리된다.

이 구간 역시 현재 방음터널 설계에 따른 자재와 재질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어서 자재 교체와 안전시설 확충도 향후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광주시 관련 조례에 따르면 방음터널에 관한 조례 내용은 대부분 ‘도시 미관’에 집중됐다. 이번 화재를 반면교사 삼아 방음터널의 안전대책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
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