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신뢰 최우선… 향토기업 도약 "멀리보고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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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고객 신뢰 최우선… 향토기업 도약 "멀리보고 뜁니다"
1부ㆍ제조업 바탕으로 100년 기업 승부한다
(2)전자제품 내장재ㆍ특수양면테이프 제조 ㈜삼원산업
아버지 노하우 전수받아 아들이 일궈낸 강소기업
대우전자ㆍ캐리어 1차 협력사 등 거래처 기반 확보
  • 입력 : 2017. 05.17(수) 00:00
장성 나노산단에 위치한 ㈜삼원산업 내 제조공장에서 최재영 대표이사가 산업용 특수양면테이프를 제조하는 기계 앞에서 힘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흡음재.
"거래처 사람들을 비롯해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처음에 만나면 가장 먼저 '몇살이냐'고 물으면서 대표가 맞는지 확인하더라고요. 그래서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아버지 회사였어도 사원부터 시작해 6년 만에 지금의 자리에 왔네요.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시간인데, 지금부터가 시작이죠."

최근 장성 나노산단에 위치한 ㈜삼원산업에서 만난 최재영(29) 대표이사가 밝힌 소감이다.

그는 ㈜삼원산업 대표이사이기도 하지만 '경영자 2세'이기도 하다. 아버지 최현식(60) 사장으로부터 ㈜삼원산업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친이 결재 등 경영 일선의 모든 부분을 관할했는데 올해부터는 최 대표가 모든 업무를 일임(一任)하게 됐다. 대학 졸업도 하기 전인 스물 셋에 일반 사원으로 입사, 생산ㆍ연구개발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익힌 결과 6년여 만에 얻은 결실이기도 하다.

●"투명한 경영ㆍ고객이 신뢰하는 기업으로"

㈜삼원산업은 냉장고ㆍ세탁기 등 전자제품 내장재를 비롯해 자동차 흡음재, 일반 양면테이프, 산업용 특수양면테이프 등을 생산ㆍ제조하는 업체다. '투명한 경영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을 추구하는 ㈜삼원산업의 전신은 1983년 설립된 포천공장이다. 최 대표의 부친은 당시 경쟁사에서 근무를 하다가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삼원산업과 인연을 맺었다. 1980년대에는 지금까지 생산 설비가 완벽하지 않아 직접 테이프를 생산하기 보단 기본적인 가공만 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질관리등급공장 대상업체(1995)ㆍ대우 캐리어 무검사 업체(1998)ㆍ대우검사 무검사 업체(1999)로 선정됐다. ISO 9002 품질시스템 인증도 받았다.

㈜삼원산업이 광주에 터를 잡기 시작한 건 2000년 포천공장에서 법인을 분리해 본촌공단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부터다. 2002년에 사업을 확장하면서 장성으로 공장을 옮겼다. 현재 자리잡은 장성 나노산단은 올해 초에 이전했다.

최 대표는 "광주ㆍ전남지역에서 양면테이프 등을 생산ㆍ제조하는 업체는 10여 곳, 관련 업체만 찾아봐도 수백여 곳이 넘는다"며 "똑같은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가격 경쟁면에서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원가 절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원산업의 주요 거래처는 대우전자와 캐리어의 1차 협력사로 에어컨ㆍ냉장고 등 제품 제작에 필요한 점착 및 테이프 생산을 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와 삼호중공업을 비롯해 기아자동차에 흡음재 등도 납품하고 있다.



●매출 100억원 목표ㆍ가성비 최고 상품 생산

"거래처 아는 분 중에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어요. '회사가 작을 때는 절대 권자가 있으면 좋다. 뭐든 알아서 하니깐. 그런데 회사 규모가 점점 커지면 커질수록 컨트롤 하기 힘들다'는 말이었죠. 첨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해는데 이제서야 조금 이해가 갈 것 같아요."

포천공장에서 광주공장으로 법인 분리 이후 올해로 설립 15주년을 맞은 ㈜삼원산업을 이끌고 있는 최 대표가 꺼낸 얘기다. 그는 그동안 부친이 일궈놓은 것도 있었지만 자신만의 회사로 개척하기까지 6년이라는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원가 계산부터 제품 개발, 연구, 제조, 생산 등을 전부 관할하기 때문에 심지어 현장까지 나가서 진두지휘하고 있어서 6년 동안 휴가 한번 내지를 못했다고 전했다. 그의 원래 꿈은 '보따리장수'였다고 털어 놓았다. 대학에서 무역을 전공하려 했으나 진로의 벽에 부딪혀 공대로 진학, 기계설계학(자동차 등)을 전공했다. 군 제대 이후 2012년 부친의 권유로 입사하게 됐다. 처음에는 버텨보자는 마음이 컸다고 했다. 하다 보니 일에 재미를 붙이게 됐고 입사 다음 해인 2013년 자재구매 총괄을 담당하는 과장으로 승진했다.

3년차에 접어들면서 대외적으로 할 일이 많아졌고 관리이사를 담당하게 됐다. 업무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경영자로서 직원 관리가 가장 중요했다.

최 대표는 "산업용 특수양면테이프를 제조하려면 따로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몇 달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업무에 차질을 빚게 됐고 그 공백을 제가 나서서 하다 보니 습득하게 됐다"며 "우리 회사는 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제품 생산을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친 사업을 이어 받아 어린 나이에 대표가 됐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더 높은 고객 만족을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 하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최 대표가 취임하고 나서부터 매출 실적도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 일단 올해 목표는 100억원으로 세웠다. 동종업계 보다 가성비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서 ㈜삼원산업 제품을 돋보이게 하고 싶다는 굳은 의지도 내비쳤다.

최 대표는 "다 같이 싸게 만들 수는 있지만 같은 가격이면 좀 더 싸게, 좋은 제품을 거래하고 싶은 게 거래처의 마음이다"며 "높은 품질, 빠른 대응력,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새로운 기술개발에 힘쓰는 향토기업이 될 수 있도록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글ㆍ사진=주정화 기자 jhjo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