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동생 소원 바다 보여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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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청각장애 동생 소원 바다 보여줬어요"
서구, 소원성취 프로젝트
사연 담은 소원편지 통해
17가정 70명 가족여행
  • 입력 : 2016. 03.02(수) 00:00
광주 서구 소원성취 프로젝트 희망여행에 선정된 아이들과 부모들이 지난달 25일 제주도 주상절리대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광주 서구 제공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동생에게 '바다'를 보여줄 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

청각장애 동생과 함께 생활하는 김경수(12ㆍ서구ㆍ가명)군의 소원이 이뤄졌다. 광주 서구가 추진중인 소원성취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김군은 지난해 10월 서구청에 한통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청각언어장애를 가진 엄마ㆍ아빠(청각장애 2급)와 남동생이 있는데 나 혼자만 말을 할 수 있어요.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말을 하지만, 집에서는 수화로만 말해요'라고 적었다.

이어 김군은 편지 말미에 '아직 멀리 가족들과 여행을 하지 못했고, 비행기를 한번도 타보지 못했어요.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가서 청각장애를 가진 동생, 엄마ㆍ아빠와 시원한 바다소리를 듣고 싶어요'라고 소원을 밝혔다.

김군 가족은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2박3일간 서구 소원성취 프로젝트 희망여행에 선정된 16가정 70여 명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희망여행에 선정된 아이들은 태어나서 단 한번도 가족여행을 다녀보지 못한 아이들이다.

여행경비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서구기독교교단협의회, 서구청 한가족나눔분과 등 지역사회의 후원을 통해 마련됐다. 서구노인종합복지관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도움도 받았다.

이들은 제주도 에코 테마파크 기차여행, 사려니 숲길 체험, 중문 주상절리대 관람, 오설록 티뮤지엄 방문 등을 하며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야간에는 다른 가족들과 팀을 이뤄 자유여행도 즐겼다.

김군은 "제주도 바다를 보며 즐거워하던 동생이 바다의 소리도 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잊지 못할 추억을 동생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임성화 서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국장은 "저마다 가슴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같은 어려움에 처한 다른 가족과 여행을 통해 진솔한 대화와 따뜻한 정을 나눴다"며 "작은 것도 서로 나누고 감사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니 오히려 (내)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힐링이 됐다"고 했다.

한편 서구 희망플러스 소원성취 프로젝트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평소 이루고 싶었던 작은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시작된 나눔사업으로 지금까지 어린이 187명의 소원을 들어줬다.

공국진 기자 gjg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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