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천년 불교의 '정혜사' 새역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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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천년 불교의 '정혜사' 새역사 쓴다
1차 발굴조사 "고려 전기 실존했다" 추정
건축 양식ㆍ청자ㆍ연화문막새 등 다수 출토
  • 입력 : 2015. 02.11(수) 00:00
순천시는 최근 서면 청소리 716번 일대에서 '서면 정혜사 건물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사진은 발굴조사 현장. 순천시 제공
'천년 불교의 역사'를 간직한 순천시가 발굴조사를 통해 오래된 사찰로 알려진 정혜사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순천시는 올해 총 사업비 1000만원을 투입해 '서면 정혜사 건물지에 대한 발굴(시굴)조사 사업'을 추진했다. 발굴조사 대상지는 정혜사 내 대웅전이 위치해 있는 순천시 서면 청소리 716번지 일대이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순까지 조선대학교 역사문화학과 명예 교수 등 자문위원 1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그동안 순천시 서면 청소리 계족산 중턱에 위치한 정혜사는 고려시대 중기 혜조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고려의 원감국사 충지가 쓴 그의 스승 혜조국사 제문에 '혜조국사가 여생을 보내기 위해 정혜사를 창건했으나 생시에 완성하지 못하고 제자들이 뒤를 이어서 큰 도량을 이뤘다'고 기록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순천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발굴조사 대상지에서 고려시대 전기로 추정되는 건물지와 유물ㆍ유적 등이 확인됨에 따라 정혜사가 원감국사 충지(1226~1292) 이전에 실존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정혜사와 관련된 건물지 5동과 건물지 사이에서 전돌을 깔아 놓은 유구가 발견됐다.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청자와 기와편을 비롯해 분청사기, 자기편, 연화문막새 등이 다수 출토됐다. 건물지 내부에서는 잘 다듬어진 주춧돌이 확인됐다. 주춧돌과 주춧돌 사이는 긴 돌을 다듬어 멋을 낸 것으로 보이는 석재가 연결돼 있었는데, 이런 연결방식은 고려시대 건축 양식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사찰 건물지 중 1동에서는 현재 정혜사 내에 있는 비석의 비좌가 놓여졌을 것으로 여겨지는 흔적들도 남아 있었다.

순천시는 1차 발굴조사가 완료됨에 따라 10일 자문위원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혜사 내 발굴현장에서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자문위원들은 "그동안 정혜사가 통일신라 시대 혜조국사 또는 고려시대 보조국사가 창건했다는 설, 고려시대 원감국사가 창건했다는 설 등이 전해졌다"며 "이번 조사를 계기로 정혜사가 고려시대 전기에 실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순천시는 추가 예산을 확보해 빠른 시일 내에 '정혜사 건물지에 대한 2차 발굴조사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내달부터는 송광사 보조암지에 대한 발굴조사도 함께 병행할 예정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정혜사는 오래 전부터 주지 스님을 통해 창건ㆍ실존 시기가 언제인지에 대해 제기가 되어 왔다"며 "금둔사에서 통일신라시대의 건물지 4동이 확인된 데 이어 정혜사까지 순천지역이 천년불교의 역사를 담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순천=심재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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