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고분서 사람ㆍ동물 형상 일본식 토제품 최초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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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함평 고분서 사람ㆍ동물 형상 일본식 토제품 최초 발굴
'금산리 방대형 고분' 학술발굴 결과 발표
남부지역 최대 규모 돌로 쌓은 즙석분 발견
5~6세기 마한ㆍ일본ㆍ중국 국제교류 입증
  • 입력 : 2014. 12.02(화) 00:00
함평 금산리 방대형고분이 한반도 이남에서 가장 큰 즙석분으로 확인됐다. 즙석분은 돌로 봉분을 덮은 무덤을 말한다. 전남문화재연구소 제공
함평에서 한반도 이남 최대 규모의 '즙석분(葺石墳)'이 발견됐다. 즙석분이란 돌로 봉분을 덮은 무덤이다. 특히 고분에서 일본 무덤에서 주로 발견되는, 흙으로 만든 사람과 동물 모양의 토제품 및 중국 자기도 최초로 출토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5~6세기 마한과 일본ㆍ중국 등의 국제교류사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전남문화예술재단 전남문화재연구소는 2일 오후 2시 전남도 기념물 151호로 지정된 함평 금산리 방대형고분 학술발굴 결과에 대한 자문회의를 현장에서 진행한다.

함평 금산리 방대형고분 학술발굴 결과에 따르면 금산리고분은 함평읍과 대동면 및 신광면이 교차하는 지점의 해발 40m의 구릉 위에 자리한다. 무덤의 존재 사실을 망각한 채 노적봉이라 불리면서 전주이씨 세장산(대대로 묘를 쓰는 산)으로 활용됐다. 노적봉 정상에 3기의 무덤이 있고, 그 주변에도 몇 기의 무덤들이 흩어져 있는 상태이다.

전남문화재연구소의 발굴 결과 금산리고분은 분구의 한 변 길이가 50~55m이고, 높이는 9m에 달해 남부지역 최대 규모의 즙석분으로 확인됐다. 마한 때에 무덤으로 만들어졌고, 고려와 조선 때에는 주변의 경관을 관람하기 위해 정상에 정자를 세웠으며, 그 후 전주이씨 가문이 무덤을 축조하는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된 사실도 드러났다.

무덤의 축조 방식은 자연 구릉의 정상부를 다듬은 후 다시 흙을 쌓아 올렸고, 봉분 표면을 돌로 덮는 즙석분 형태를 띠고 있다. 즙석분은 전남지역에서 조사된 사례가 드믄 형식이며, 금산리고분과 같이 봉분 전체를 돌로 덮은 경우는 처음 조사된 것이다.

이번 발굴은 무덤의 규모와 크기, 외곽에 위치한 도랑 등을 확인하기 위한 기초 조사에 국한됐다. 매장 주체부에 해당되는 무덤 내부를 조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원통형토기(분주토기), '형상식륜(形象埴輪)', 중국 자기 등이 출토됐다.

가장 주목되는 유물은 사람과 닭ㆍ말 등의 동물을 흙으로 만들어 제사와 의례 용품으로 사용한 형상식륜(形象埴輪)을 들 수 있다. 형상식륜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조사된 사례가 없고, 일본의 고분에서 주로 발견되고 있다.

중국 남조 계통의 연꽃무늬가 그려진 그릇 조각도 주목된다. 서울 풍납토성에서 출토된 것과 매우 유사하며, 마한세력이 백제를 경유하거나 아니면 직접 중국 남조와 교류한 사실을 반영한다.

금산리고분은 무덤의 전면에 걸쳐 즙석이 확인되고, 중국제 자기 및 일본 계통의 여러 유물이 조사되는 등 5세기 후엽부터 6세기 전엽에 걸친 시기의 한ㆍ중ㆍ일 교류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반도에서 최초로 확인된 형상식륜은 고대 한일 사이의 문화교류 연구의 획기적인 자료에 해당된다.

김충경 전남문화예술재단 사무처장은 "전남문화재연구소가 함평 금산리 방대형고분을 통해 고대 함평지역(마한세력)이 지니는 의미를 새롭게 파악하게 됐다"며 "연차 계획을 수립해 고분의 축조과정과 매장시설 등을 밝힐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함평 금산리 방대형고분 학술 발굴조사 현장공개 및 자문회의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전남문화예술재단 전남문화재연구소(061-287-6803)로 문의하면 된다.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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