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거센 장맛비가 하루 종일 쏟아진 전라남도 담양군에서 119소방대원들이 침수 지역에서 배수 지원을 하고 있다. 담양소방서 제공=연합뉴스 |
22일 광주기상청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전남 곡성이 155㎜로 가장 많았고, 영광 안마도 153.6㎜, 구례 성삼재 151㎜, 광주 137.6㎜, 담양 봉산 137.5㎜, 나주 135.5㎜, 함평 130㎜, 목포 72.7㎜ 순이었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도 담양 47.5㎜, 구례 42.5㎜, 곡성 39.5㎜를 기록하는 등 순간적인 폭우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광주에선 총 48건의 안전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도로 침수, 가로수 전도, 토사 유출, 담장 붕괴 위험 등으로 인해 시민 안전을 위협했으며, 당국은 즉각 현장 조치에 나섰다.
정전 피해도 발생했다.
지난 21일 낮 12시 1분께 광주 남구 봉선동에서는 강풍에 부러진 나뭇가지가 전신주 전선을 건드리며 아파트 단지 일대 916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 이로 인해 엘리베이터에 갇힌 시민 4명이 소방에 구조됐으며, 약 1시간 만에 복구가 완료됐다.
전남 지역에선 나무 쓰러짐, 농경지 침수 등 3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무안군 현경면 일대에서는 농지 3㏊가 물에 잠겼으며, 주택 주변의 배수작업 요청도 잇따랐다.
산사태 피해도 우려됐다. 21일에는 광양·담양·곡성·구례·영광·장성 등 6개 시군에 산사태주의보가 발령되며, 담양·곡성·장성 14개 마을의 주민 79명이 대피소로 긴급 이동했다. 이후 특보 해제와 함께 새벽 무렵 귀가가 이뤄졌다.
교통도 마비됐다. 광주에선 하천 진입로 336곳과 징검다리 57곳, 둔치주차장 11곳 등 총 449개소에서 통행이 통제됐고, 전남에서도 천변도로 8곳과 둔치주차장 21곳, 산책로와 징검다리 등 16곳의 출입이 제한됐다.
무등산과 전남 5개 국립공원은 입산이 금지됐으며, 완도·목포 등 4개 항로 5척의 여객선 운항이 멈췄다. 항공편도 차질을 빚어 광주공항에선 5편이 지연됐고 여수공항은 6편이 취소됐다.
또한 장맛비로 인한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8시 45분께 장성군 호남고속도로 청안 방면에서는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가로등을 들이받았고, 오전 11시 10분께 담양군 광주-대구 고속도로에서도 비슷한 단독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들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비상 1단계를 발령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 체제를 유지 중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24일 다시 5~3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이정준 기자 jeongjune.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