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박수기>내란 시국에 무너지는 시민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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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박수기>내란 시국에 무너지는 시민의 삶
박수기 광주시의원
  • 입력 : 2025. 03.27(목) 18:35
박수기 광주시의원
지난 22일부터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은 스물여섯 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고 2만 명이 넘는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하늘에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이다. 대피한 사람들의 망연자실한 모습, 강풍을 타고 무섭게 날름거리는 불길과 잿더미로 주저앉은 마을을 화면으로 보고 있자니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력감에 휩싸인다.

글로벌 경제 위기의 여파로 국내 경제, 특히 광주·전남 지역의 실물경제는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고, 소상공인들은 말 그대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지역 대표 제조기업이었던 위니아 딤채의 법정관리는 지역 경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장이다. 지난 3년간 줄도산과 법정관리로 이어진 절망적인 상황은 1,200억 원에 달하는 임금 체불이라는 결과를 낳아 근로자들의 생계를 극도로 위협하고 있다. 또한 정부와 광주 신용보증재단의 약간의 자금 지원으로 버텨온 협력업체들 역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역 소비 심리 위축과 상권 침체로 이어져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해 9월 국정감사장에서 기업 회생에 필요한 체불임금 변제를 위해 사재 출연을 약속했던 박영우 회장은 횡령 및 배임 혐의 1심에서 징역 4년 실형을 선고받고는 과징금 한 푼 없이 사재 출연은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대유위니아 그룹의 자금난은 결국 법정관리와 회생 절차로 이어졌지만, 체불임금을 떠안을 인수 기업을 찾지 못해 끝내 파산 절차로 넘어갈 상황에 이르렀다. 다만, 위니아 딤채의 경우 마지막 희망으로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부디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꼭 회생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현재 위니아는 회생 절차와 함께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법원은 더 이상의 회생 기간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만약 이대로 파산 절차로 넘어가면 협력업체의 줄도산과 지역 내 제조업 기반 약화로 일자리 감소 등 지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200억 원에 달하는 체불임금으로 2년 넘게 수백 명의 근로자들과 그 가족들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마저도 파산 절차로 넘어가면 밀린 임금은 겨우 일부만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3일, 불법계엄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고 국정 마비를 불러온 내란 사태는 경제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는커녕 사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헌재의 탄핵 선고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내란동조 세력의 폭력적인 준동까지 더해져 국민의 고통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필자도 광주시․구의회 의원들이 벌인 8일간의 단식 천막 농성에 참여하고, 매주 수만 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광화문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하느라 매주 상경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1월부터 한 달 넘게 출근길 아침 피켓시위도 진행하고 있다. 삼보일배 시위, 남태령을 넘는 농민 트랙터 시위까지. 국민의 절규는 멈추지 않고 있다. 헌재의 빠른 판결이 절실한 때다.

그러나 그 결정만으로는 이 혼란과 상처가 온전히 치유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쿠데타로 시민에게 총부리를 들이대 45년 전의 악몽을 되살린 내란 수괴에 대한 울분을 곱씹으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민주공화국의 초석을 다시 하나씩 놓아가야 한다. 그때로부터 지역 경제와 시민의 삶이 회복되는 진정한 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내란 우두머리 대통령 윤석열의 파면이 그 시작이다. 새봄엔 새 나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