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선석기>기업하기 좋은 광주 함께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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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선석기>기업하기 좋은 광주 함께 만들어야
선석기 광주경제자유구역청장
  • 입력 : 2025. 02.24(월) 18:06
선석기 광주경제자유구역청장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이는 초나라 장수 항우가 전투에서 도망칠 수 없도록 스스로 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혔던 고사에서 유래했다.

전장에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는 굳은 결의를 비유한 말이다. 지금 우리 광주는 배수의 진을 치는 마음으로 돌파구를 마련해 나가야 할 때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전 세계가 보호주의 파고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정책 기조하에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중국에 10% 관세인상 조치를 취하였고, 모든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였다. 이어서 유럽, 일본, 한국 등에 대한 관세인상과 함께 자동차, 반도체 등 개별 품목에 대해서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보호주의 조치들은 자동차 및 부품 등이 주요 수출품목인 우리 광주의 수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적으로는 지난 연말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 선포가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경제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는 그렇지 않아도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킴으로써 내수 침체를 가져왔다. 설상가상으로 우리 광주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따라 다른 지역보다 소비위축이 더욱 심각하여 경제활력을 크게 갉아먹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경제 주체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가계는 소비지출을 늘리고, 기업은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정부는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광주시는 민생에 온기를 불어넣고 소비의 그릇을 키우고, 기업 지원을 확대하여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중앙정부에 슈퍼추경을 요청하여 재정지출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광주경제가 활력을 찾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투자가 확대되는 것이다. 창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광주에 있는 기업들이 투자를 더 늘리고, 외부로부터 많은 기업들이 광주로 오도록 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활성화되려면 광주시는 물론 시민 모두가 합심하여 광주를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가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여러 요소들이 결합되어 만들어진다. 정주여건, 교통, 물류 등 기업활동에 필요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입주, 설비, 고용보조금 등 투자 인센티브와 금융지원, 세제 혜택 등 차별화된 기업활동 지원제도 역시 필요하다. 또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도 잘 양성하여 제공해야 한다. 투명하고 신속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지속적으로 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여기에 기업활동을 지지하는 친화적인 문화와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잘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야 되는 일들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기업 친화적인 풍토와 문화를 조성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모든 주체들이 함께 노력해야 가능하다. 덴마크에는 에이피뮐러머스크(A.P.Moller Maersk)라는 최대 재벌그룹이 있다. 이 그룹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물자 해상운송을 통해 부를 축적하여 현재 세계 최대 운송회사인 머스크라인을 비롯하여 수십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그룹은 운송은 물론 제조, 유통까지 소위 문어발식 경영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덴마크 국민들은 이 그룹을 비난하기보다는 오히려 매우 자랑스러워 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많은 우여곡절과 노력을 거쳐 만들어진 결과로 보인다. 에이피뮐러머스크 그룹은 지배구조와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한편, 종업원과 시민들은 개인의 이익보다는 전체의 이익을 우선하는 연대와 상생의 노력 때문일 것이다.

광주를 한번 살펴보자. 우선 기업들은 투명한 경영과 지배구조를 갖추고,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돌아 볼 필요가 있다. 노동자들은 개별의 이익에 앞서 회사의 발전을 위해 함께 하고 있는지 되짚어 보아야 한다. 또한 시민들은 과연 기업활동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든든한 후원군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5·18 당시 우리 광주는 민주주의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 분연히 맞서 싸웠다. 이제 이러한 5·18 정신을 승화시켜 기업과 노동자, 시민이 하나가 되어 보다 더 잘사는 광주를 만들기 위해 연대해 나가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45년 전 모든 광주 시민이 하나 되어 광주를 민주주의의 성지로 만들었듯이 이제는 배수의 진을 치겠다는 굳은 결의로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고 더 잘사는 광주를 만들기 위해 모든 주체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