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오는 8월30일부터 10월31일까지 전남 일원에서 개최된다. 사진은 지난 2023년 9월1일~10월31일 열린 제3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관람하고 있는 방문객들. 전남문화재단 제공 |
20일 전남문화재단에 따르면 제4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오는 8월30일부터 10월31일까지 63일간 목포문화예술회관, 진도 소전미술관·남도전통미술관, 해남 고산윤선도박물관, 땅끝순례문학관 등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황해를 넘어서-Somewhere Over the Yellow Sea’다.
이번 주제 선정은 지구상에 거주하는 70억 인류가 다양한 네트워크로 연결돼 순수한 문화적 주체는 존재할 수 없고 전통적인 중심과 주변의 구분 역시 무의미해진 현실에서 시작했다. 주제에서 말하는 ‘황해’는 국가의 경계가 상대적으로 무력화된 중립적이고 탈 영토 문명의 바다로, 중국 중심의 대륙문명권이 아닌 한국과 일본, 중앙아시아와 인도의 민족들이 수천년 동안 함께 만들어온 인류 보편 문명의 공간이다.
이는 ‘타자로서의 서구’뿐만 아니라 ‘타자로서의 중국’마저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아시아 문명의 새로운 미래와 ‘새로운 수묵’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중심’을 해체하는 게 아닌 ‘다양한 중심’의 부상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함을 뜻한다.
유럽의 지중해(mediterranean)문명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 둘러싸인 바다를 매개로 기독교, 정교, 이슬람이라는 인류 보편의 문명을 이룩했다. 한중일 3국과 인도, 중앙아시아의 민족 혼합 문명을 강조해 ‘동북아지중해문명(東北亞地中海文明)’이라고 불리는 황해문명 또한 서로 다른 위상과 역할의 핵들이 모인 다핵(多核)체계이자, 대륙뿐만 아니라 바닷길로 연결된 유동적인 구조로서 동아시아 문명을 제시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이런 관점을 접목해 △수묵의 뿌리와 근간 △수묵의 줄기와 확장 △수묵의 글로벌화 등 크게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한다.
첫 번째 섹션인 ‘수묵의 뿌리와 근간’은 해남 고산윤선도박물관에서 공재 윤두서의 작품을 중심으로 수묵의 뿌리와 근간을 확인하고, 그 가치를 환기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고의 수묵 巨匠 전’과 땅끝순례문학관에서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동시대 수묵의 흐름을 살펴보는 ‘붓의 향연’이 펼쳐진다.
두 번째 섹션인 ‘수묵의 줄기와 확장’은 진도 소전미술관에서 채색수묵 작품을 통해 한국, 중국, 인도의 다양한 수묵 작품의 기법과 역사, 흐름을 통합적 관점으로 구성하는 ‘수묵의 확장: 채색 수묵’을 보여준다. 남도전통미술관에서는 소치에서 출발해 한국 근현대 수묵의 근간을 이루는 한국화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수묵의 줄기와 갈래를 확인할 수 있는 ‘채움과 비움: 여백의 미’를 감상할 수 있다.
세 번째 섹션인 ‘수묵의 글로벌화’는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인터렉티브, 미디어 영상 작품 등 역동성을 강조한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수묵의 여러 유형과 흐름을 확인할 수 있고 ‘새로운 자연과 움직이는 수묵’으로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다.
지난 2023년 열린 제3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전시 현장. 전남문화재단 제공 |
또한 같은 시기에 전남도립미술관에서 ‘BLACK(가제)’이라는 주제로 녹우당(해남), 운림산방(진도)에서 출발해 유럽의 대가들인 프란츠 클라인, 피에르 술라주까지 연결된 수묵의 미학을 탐색하는 특별전도 개최된다.
이 밖에도 도민들의 참여 분위기 제고와 지역문화진흥 및 상생발전 도모를 위한 ‘시군 수묵기념전’과 함께 미술계 주요인사, 개막식 주요 내빈 등을 대상으로 ‘프리뷰 운영’, 대형 한지를 활용한 ‘수묵 퍼포먼스’ 등 다양한 연계 및 부대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윤재갑(56)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은 “올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문화적 다양성과 다원적 협력으로 연결된, ‘21세기 환황해 문화벨트’를 꿈꾸고 있다”면서 “동아시아 문명의 ‘황해 르네상스’를 꽃피우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은영 전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인류 보편 문명으로서 수묵을 통해 담론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시”라며 “회를 거듭해 가면서 콘텐츠의 고도화와 세계화를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사무국은 전시의 성공 개최를 위해 지난해 4월부터 ARTOnO 아트페어, 인사아트센터 수묵특별전시, 전남세계관광문화대전 및 영호남 화합대축전 홍보관 운영, SNS 월별 이벤트 등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올해도 다양한 홍보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