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과 향응을 받고 수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 간부가 향응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2부(박재성 부장판사)는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로 기소된 전직 광주경찰청 소속 경정 A(61)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승진 브로커, 사건 브로커로 활동해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된 B(64)씨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 전 경정은 광산경찰 수사과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20년 가상자산 투자 사기 혐의를 받던 C(45)씨의 사건 일부를 축소하거나 수사 상황을 알려준 뒤 B씨에게 현금과 골프, 식사 등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A 전 경정은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수사와 관련해 부정한 행위를 한 바 없고 금품을 받은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골프의 경우 함께 친 사실은 있지만 스스로 결제했고 부정처사와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A 전 경정이 당시 수사과장으로서 수사 정보를 누설한 사실이 인정되고 수사 쟁점과 관련된 조언을 해준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골프 향응도 금액은 적지만 부정처사 후 부적절하게 제공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범죄 수사를 담당해야 하는 지위에서 수사 상황을 누설하고 향응까지 받아 수사기관에 대한 신뢰가 저하된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