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환경대상>지역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 위한 30년의 발자취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광주시
녹색환경대상>지역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 위한 30년의 발자취
●전남일보 ‘녹색환경대상’ 30년
창간과 함께 지역 환경보호 큰 관심
1994년 ‘영산강을 살리자’ 기획연재
시도민 캠페인 견인…환경의식 고취
1995년 첫 제정…환경부장관상 격상
“환경지킴이에 힘 주는 의미있는 상”
  • 입력 : 2024. 12.09(월) 18:49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1995년 환경운동에 앞장선 공로로 김영삼 대통령에게 대통령상을 받고 있는 이정일(오른쪽) 전남일보 회장. 전남일보 자료사진
1995년 2월 전남일보의 초청으로 광주를 방문했던 미하일 고르바쵸프 전 소련 대통령이 이정일 전남일보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남일보 자료사진
전남일보가 지난 1995년 제정한 ‘녹색환경대상’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녹색환경대상은 환경보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환경보전 및 개선에 기여한 개인, 단체, 기업, 또는 기관의 공로를 인정하고 격려하기 위해 시상하고 있다.

최고 권위의 환경대상이 탄생한 배경에는 창사 때부터 지속돼온 전남일보의 환경보호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전남일보는 1989년 창간 이후 ‘환경’에 주목했고, 특히 오염이 극심했던 영산강을 살리는데 집중했다. 당시 영산강은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죽은 물’로 전락하고 있었고, 지역언론으로서 두고 볼 수 없다는 절박함이 1989년 3월부터 연재한 ‘영산강 살리기’ 기획시리즈를 탄생시켰다. 시리즈는 그해 3월2일부터 7월7일까지 총 17회에 걸쳐 연재됐으며, 영산강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공장·생활폐수를 추적 보도하고 심각한 오염 실태를 고발했다.

보도의 반향은 상당했다. 당시만 해도 개발논리가 우선될 때여서 오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지 않았지만, 지속적이고 끈질긴 보도로 인해 시·도민은 물론 관계당국의 환경 의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전남일보는 1994년부터 ‘영산강을 살리자’는 대대적인 환경 캠페인을 시작했다. 극심한 오염으로 죽어가고 있는 영산강을 더는 방치할 수 없고,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시작한 캠페인이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물론 당시 영산강환경관리청이 함께 했다. 지역에서 활발하게 환경운동을 펴왔던 광주전남환경운동연합과 목포 녹색연구회 등 환경단체도 본보의 캠페인에 동참했다.

그해 5월 공모를 통해 선정한 ‘영산강을 살리자’ 캠페인 상징 마크와 로고를 포스터, 스티커 등으로 제작, 시군 단위는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나눠줬다. 또 영산강 오염 시민고발 창구를 개설해 추적 보도했다. 영산강 오염실태 감시를 위한 파수꾼을 모집해 운영했고, 파수꾼을 중심으로 ‘영산강을 살리자’ 가두 캠페인도 전개했다. 캠페인에는 지역 기업체, 관공서, 사회·종교단체, 각급 학교, 군부대 등도 뜻을 같이 했다. 380여개가 넘는 단체가 전남일보가 주도한 ‘영산강을 살리자’는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를 기점으로 광주·전남에서 환경운동이 봇물처럼 터졌다. 선진 외국의 강 살리기 실태조사, 영산강 연구조사 사업, 환경운동기금 마련, 환경보존운동 범시·도민 실천대회, 영산강 시원인 용소지역 정화사업 등이 그것이다.

기획시리즈도 다시 재개됐다. 같은해 4월 29일 장장 2년에 걸친 대형 프로젝트인 ‘영산강을 살리자’가 시작됐다. 총 4부로 꾸며진 기획은 1부는 ‘영산강을 살리자’ 생활캠페인, 2부는 영산강 수계 136㎞를 찾아 오염현황과 문제점 등을 취재·보도한 르포였다. 3부는 ‘영산강을 살리자-그들은 이렇게 살렸다’로 극심한 오염을 겪었다가 성공적으로 되살려놓은 외국의 강을 찾아 복원 노력 등을 상세히 소개했고, 4부 ‘영산강을 살리자-어떻게 가꿀 것인가’는 영산강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방안을 제시했다.



1995년 2월 전남일보는 국제 그린크로스 총재였던 미하일 고르바쵸프 전 소련 대통령을 초청했다. 그린크로스는 고르바쵸프 전 대통령이 사임 후 만든 국제환경 비정부기구다. 전남일보의 초청에 응한 고르바쵸프 전 대통령은 광주를 방문해 ‘지구 환경보존을 위한 인간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남일보의 노력은 전국적인 인정을 받아 대통령 수상으로 이어졌다. 전남일보는 1995년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영산강 살리기’ 등 환경운동에 앞장선 공로로 당시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지속적인 환경보호 노력을 독려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전남일보 환경대상(현 녹색환경대상)’이었다. 1회 대상 수상자는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였다. 상의 권위 역시 처음에는 전남일보에서 수여했지만 12회부터는 대상이 환경부장관상으로 격상됐다.

지난 30년 간 대상 수상자를 살펴보면 광주효동초등학교(11회), 광주 광산구 첨단1동 주민센터(16회) 등 우리 주변에서 익숙하게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이 다수 포함됐다.

23회(2017년)부터 심사위원장을 맡아 온 이성기 조선대학교 명예교수는 “녹색환경대상은 환경과 관련한 지역 언론사의 시상식 중 가장 오래되고 장관상까지 수여되는 의미가 매우 큰 상”이라면서 “30년 동안 전남일보가 지역에서 환경을 위해 노력해온 지킴이들을 발굴하고 상을 줌으로서 많은 이들이 힘을 얻고 더욱 노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