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작 ‘그림움을 그리다’. 드영미술관 제공 |
먼저 드영미술관은 김도영 기획초대전 ‘그리움을 그리다’를 오는 20일까지 연다. 드영미술관 관장 김도영 씨가 오랜만에 작가로서 선보이는 전시로 눈길을 끈다.
전시에는 ‘그리움’이라는 화두 아래 제작된 65여점의 평면(회화) 작품이 걸렸다. 산천이 아름다운 무등산 아래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그렸다. 아련한 추억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일상의 풍경과 나무, 꽃, 산, 새 등의 주요 오브제가 작품의 모티브가 되어 나타나고 있다.
김도영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누구나 유년 시절은 있다. 나의 유년 시절의 기억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부터 시작된다”며 “봄이 되면 아버지 지게 위에 만발한 진달래꽃에 대한 그리움을 상기시켜 그때 아버지 사랑을 꽃과 새로 표현한다. 지난날의 추억을 토대로 내면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구성해 회화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과거의 기억에서 재해석된 이미지와 작가만의 언어로 기호화한 작품을 보여준다. 이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과거를 회상하면 그해 봄 아버지가 딸에게 진달래꽃을 꺾어 주었고, 딸은 좋아하며 그 꽃을 따먹는 모습을 보며 미소 짓는 아버지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정송규 작 ‘회억’. 무등현대미술관 제공 |
2000년대에 들어 작가는 14년간 작품의 주제로 연구해왔던 누드를 과감히 내려놓고 규방문화에 심취해 이를 10여년 간 연구했다. 규방문화의 대표작인 조각보에 대해 소재의 특성, 모양, 민화에서 표현되는 문양들을 연구하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모티브로 발전시켰다.
옷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 천들을 한땀 한땀 이어 붙이듯, 작가는 다양한 모양의 색면 조각들을 하나하나 이어 배치했다. 또한 어머니의 모습을 기호처럼 그려 넣어 작가 본인과 여성, 어머니의 삶의 시간을 나타냈다. 조각보는 천을 넘어 하나의 화면으로 재구성된다.
전시명 ‘회억(回憶)’은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경험으로 데려다 놓는다는 뜻을 가진다. 이때 과거는 희미해져가는 추억과 기억으로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로 소환돼 지금과 미래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다. 정송규 작가는 동시대 ‘규방문화’를 통해 과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전통을 회억함으로써 여성과 어머니의 삶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고자 한다.
운림동 미술관거리 끝자락에 있는 우제길미술관도 나다영 개인전 ‘마음조각’을 오는 23일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나다영 작가는 전남대학교 의류학과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적인 회화작품(캔버스에 물감)과 달리 나다영 작가는 주전공이 의류학인 만큼 패션의 소재인 가죽을 여러 형태로 재구성해 작품을 완성한다. 가죽이 단순히 옷이나 가방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넘어 예술로서 그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등산 길목에 자리한 의재미술관은 남종문인화의 거장인 의재 허백련(1891~1977)의 생애를 어록, 기록물, 신문기사, 사진, 작품 등 여러 자료를 통해 톺아본 기획전 ‘의재 허백련의 삶과 예술-자료전’을 오는 10월 27일까지 이어가고 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