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철환 영농조합법인 나비팜 대표가 1년 4기작이 가능한 시설설비로 흑하랑 상추를 재배하고 있다 |
함평군에 위치한 영농조합법인 나비팜이 전남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흑하랑상추 종자를 이전받아 원물을 가공업체 등에 납품하고 있다.
계절 상관없이 1년 4 기작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있는 덕택에 꾸준한 흑하랑상추 가공 제품들이 20여가지나 출시되며 소비자들에게 선보여지고 있다.
나비팜은 함평 11개·화순 9개 농가들과 원팀으로 뭉쳐 전남흑하랑상추생산자연합회를 결성해 재배 지식 공유에도 노력하고 있다. 흑하랑 상추 생산량 증대로 가공제품을 늘려 농가소득화에 보탬이 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365일 재배 흑하랑 상추
함평군 함평읍 만년길 15-48. 논두렁 한편에 비닐하우스가 눈에 띈다. 열려있는 비닐하우스 내부로 들어가 보니 3~4명의 인부들이 쭈그려앉아 초록빛이 도는 상추를 뜯고 있다.
인부 한편에서는 김철환 영농조합법인 나비팜 대표가 인부들이 뜯은 상추를 포장상자에 담느라 분주하다.
대전이 고향인 김대표는 귀농 10년 차로 지난 2020년 2월 흑하랑 상추 농사에 뛰어들었다.
함평읍 만흥리 150일원 밭 2000평과 시설하우스 4000평에서 흑하랑 상추를 재배하고 있다.
흑하랑 상추 육묘기간은 겨울 20~25일, 하절기 15~20일 소요되며 육묘정식후 1차 상추잎 수확까지 25일이 소요된다.
연간 4기작 수확이 가능하고 약성 성분이 있어 출하가격도 일반상추에 비해 높게 책정된다.
김 대표의 시설하우스는 비닐 2겹과 보온재로 구성된 3중 하우스로 365일 흑하랑 상추 수확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흑하랑상추 재배 방법은 일반 상추와 같으나 잎 조직이 얇고 연해 흰가루병, 무름병 등에 취약하다. 기술센터에서 제공하는 미생물 4종과 친환경농자재를 사용해 예방하고 있다”며 “무름병이 오기 전에 칼슘제를 사용하고 흰가루병 예방을 위해 습하지 않게 포장관리를 한다. 하우스 온도를 15~23도, 습도 60% 이하로 유지하면 싱싱한 흑하랑 상추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온도·습도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흑하랑 상추 이파리는 현대백화점에 납품되며 줄기와 잎은 직접 수확해 건조과정을 거친 분말을 휴온스, 엘리펀 등 가공업체에 공급해 티백차, 액상차, 분말, 정, 농축 스틱 등 20가지 제품으로 가공시켜 연매출 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김철환 영농조합법인 나비팜 대표(왼쪽 3번째).흑하랑 상추를 재배해 가공업체에 납품, 티백차, 분말, 정 등 20가 제품으로 가공시켜 연매출 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
흑하랑 상추 신품종은 전남도농업기술원 장서우 연구사가 개발했다. 흑하랑 상추는 숙면과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락투신 성분이 일반 상추 1g당 0.03㎎과 비교해 124배·1g당 3.74㎎ 많은게 특징이다.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는 지난 2005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상추 우량계통 지역적응시험을 계기로 상추연구를 시작했다. 한국 토종 고유 유전자원의 중요성이 대두된 나고야 의정서에 대응하기 위해 2011년부터 47개 작목 267개 종의 상추 토종자를 수집·특성 검정을 진행했다.
8년 동안 검정을 벌여 상추 신품종 흑하랑을 발굴해 2016년 품종보호출원을 거쳐 2019년 최종 등록을 마쳤다.
흑하랑 명칭의 뜻은 검을 흑, 여름 하, 최고 랑으로 여름 상추에 으뜸이 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일반적으로 상추에는 락투신, 락투코피크린 등 쌉쌀한 맛을 내는 주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 성분은 상처 난 상추 줄기와 잎에서 육안으로 쉽게 관찰이 가능하며 최면, 정신안정, 수면효과가 있어 불면증에 탁월하다고 알려진 바 있다.
김 대표가 흑하랑상추를 재배를 결심한데는 품종 개량이 이뤄져서다.
김 대표는 “예전 토종 상추는 수면유도성분이 많아 상추쌈을 먹으면 졸리는 경향이 있어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이 나뉘었다”며 “개량된 흑하랑 상추는 락투신의 쓴맛이 없어졌다. 수면유도와 신경안정성분이 일반 상추에 비해 124배나 높아지면서 수면부족을 호소하는 현대인들의 소비시장에 발맞춰 선보여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흑하랑 상추는 숙면과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락투신 성분이 일반 상추 1g당 0.03mg과 비교해 124배·1g당 3.74mg 많은게 특징이다. |
김 대표가 처음 흑하랑 상추 재배를 시작했을 당시 목표는 30톤이었으나 현재 500~700톤을 생산해내고 있다.
2022년에는 흑하랑상추를 재배하고 있는 함평 11·화순 9 농가 등 총 20농가들로 이뤄진 전남흑하랑상추생산자연합회를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흑하랑 상추를 통해 얻는 적지 않은 매출이지만 상추는 잎을 직접 사람이 따야 하는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다. 인건비 비율이 높아 마진율이 40%, 1년 작기 4~5번으로 상품관리를 위해 인력이 수시로 투입되고 있다”며 “흑하랑 상추는 신품종으로 아직 보편화되지 않아 생산자들과 연대해 재배 노하우, 지식습득 등을 하기 위해 생산자연합회도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흑하랑상추 생산량 증대로 농가소득화를 이끄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김철환 영농조합법인 나비팜 대표 “흑하랑상추 생산량을 향후 1000톤 이상 늘려 가공제품이 늘어나도록해 생산자 모두가 소득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전남도농업기술원이 흑하랑상추를 개발했기 때문에 품종보호권을 갖고 있다. 생산자연합회를 기반으로 판로를 구축하고 작계조절로 꾸준히 제값을 받을 수 있는 흑하랑상추를 키워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조진용 기자
